오토바이와 햄버거’ 전주국제영화제 단편부문 대상
최민영 감독, 대전 제작지원 작품으로 수상 성과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 스틸컷. 최민영 감독 제공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 스틸컷. 최민영 감독 제공
최민영 감독
최민영 감독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대전 독립영화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스물일곱 청년이 지난 8일 폐막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는 ‘대형 사고’를 치면서다. 그간 대전의 독립영화가 국내·외 다수 영화제에 출품되는 성과는 더러 있었지만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은 처음인 까닭에 20대 청춘이 거둔 값진 결실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최민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영화는 동생이 반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누나가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방학식 날 햄버거를 사주는 계획을 세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해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영상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제작됐으며 대전 동구 소제동을 비롯해 서울과 경남 양산 등지에서 촬영됐다.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 스틸컷. 최민영 감독 제공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 스틸컷. 최민영 감독 제공

무엇보다 최 감독 자신의 어릴 적 기억과 살면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낸 영화는 사업 말미 높은 완성도, 재치있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호평을 받았고 전주에서 빛을 발하며 감독의 고뇌와 번민을 말끔히 씻어냈다.

최 감독은 “시나리오를 상당히 오래 공을 들여 썼고 회사 일이랑 같이 병행하면서 총 2년의 시간이 걸린 작품”이라며 “코로나19로 제작이 늦어져 걱정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이번 영화제에서 뿌듯한 성과로 이어져 감사할 따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가 대단한 것이 아닌 우리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로 대중에게 각인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 스틸컷. 최민영 감독 제공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 스틸컷. 최민영 감독 제공

전주에서 날아든 소식에 지역 독립영화계도 들썩이고 있다. 최 감독의 거둔 성과를 통해 대전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국제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마냥 기뻐만하기 보다 이를 계기로 대전 영상산업 인프라 확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읽힌다.

윤석진 대전독립영화협회장은 “대전이 나름 이름있는 영화제를 여는 부산·전주·부천 등에 비해선 영화, 영상산업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인데 이번 수상이 이같은 한계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지역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에 제약받을 필요가 없다는 건 분명하고, 영상산업이 과학기술에 기반한 예술인 만큼 대전이 이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고 충분한 인력과 지방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면 향후 더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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