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청 12억 규모 예산 준비 마쳐
예술계 “학생 끌어낼 콘텐츠 마련부터”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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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속보>=대전에서 전국 최초로 학생문화예술관람비 지원이 추진된다.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은 12억 원 가량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관람비 예산을 확보하고 지원 시스템 구축에 돌입할 계획이다. 시와 시교육청이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착수한 가운데 지역 문화예술계에선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한 방안 마련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다. <본보 2020년 10월 9일자 1면 등 보도>

올 2학기부터 관내 중학생에게 문화예술관람비를 지원하기 위한 관계당국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시범사업 단계에서는 관내 중학교 1~3학년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약 5만 여명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관람비가 지급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시와 시교육청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시스템 구축과 관람비 등의 명목으로 각 6억 원씩, 모두 12억 원의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추경이 통과되면 시와 시교육청은 우선적으로 학생들이 전시·공연 등을 예매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신설하고 지역 문화예술계와 논의를 거쳐 세부적인 운영 틀을 구성할 생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는 별개로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전시나 공연을 택해 관람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도 추진해야 해서 실질적으로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며 “그동안 복지의 차원에서 문화예술관람비를 지원한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이번처럼 예술문화진흥, 학교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전체 학생에게 지급한 사례는 전국 최초인 만큼 착실히 준비해 올 2학기 정상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사업의 행·재정적인 구상과 맞물려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학생들을 끌어낼 방향성 정립에 대한 절박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관람비를 지원하더라도 결국 이들이 외면하면 사업 추진의 의미나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공수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관람비가 쥐어지면 진짜 공연, 전시를 보러 가느냐가 관건”이라며 “지원을 하면 당연히 볼 것이라는 예단을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문화예술계 인사는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관람비를 어떤 형태로 지급할 것인지, 웹페이지에는 어떤 공연과 전시를 올릴 것인지 등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산적하다“며 “관계당국이 추경 통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TF팀을 만들어 문화예술계 의견 등을 청취하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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