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 언쟁 후 심근경색 온 학예사
가족 “폭언 등 갑질행위 원인” 주장
해당 상사 폭언은 없었다며 선그어
“이유불문 죄송 … 빠른 쾌차 바라”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대전시립미술관 내부에서 암암리에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학예연구사 A 씨가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자 그 원인이 시립미술관 상사 B 씨의 폭언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해당 상사가 폭언 등 갑질 여부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시립미술관은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A 씨 가족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허태정 대전시장이 시립미술관을 방문하기로 한 지난달 28일이다. 이날 오전 상사 B 씨는 A 씨를 비롯한 학예실 직원들을 호출해 시립미술관 가스 설비 공사로 내부에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던 각종 비품들이 정리되지 않은 점을 질책했다. 그러던 중 이 자리에서 B 씨가 학예사들에게 ‘그렇게 밖에 못하느냐’, ‘그 따위로 하면 그냥 두지 않겠다’며 폭언과 고성을 질렀다는 게 A 씨 가족의 설명이다. 이후 A 씨는 호흡 곤란과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현재 급성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수술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가족은 “B 씨는 평소 학예사들 위에 군림하며 직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더라”면서 “대전시의 독립기관이나 사업소 등 사각지대에 갑질 행위가 여전히 남아있는 건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해 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사 B 씨는 31일 금강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폭언 등 갑질 행위에 대해 선을 그었다. B 씨는 “그날 폭언은 없었으며 다만 언쟁이 오가는 과정에서 A 씨가 억울한 감정이 생겨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며 “이유야 어찌됐든 나로 인해 발생한 사안인 만큼 죄송스럽고, A 씨 가족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며 빠르게 쾌차해서 복귀하길 바랄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는 시립미술관 차원의 경위 조사가 마무리되는 것을 지켜본 후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립미술관에서 A 씨 가족과 B 씨 등을 상대로 명확한 사실 관계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며 “그 이후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검토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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