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머니 적은 청년 중심으로 과열 양상
수백배 차익 위해 불철주야 선점코인 찾아나서

15분마다 1달러 가치의 코인을 에어드랍해준다는 텔레그램방에 6만 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정은한 기자
15분마다 1달러 가치의 코인을 에어드랍해준다는 텔레그램방에 6만 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정은한 기자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 의류매장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는 최 모(26·대전 서구) 씨는 최근 코인 무료채굴과 에어드랍(무상지급 이벤트)에 푹 빠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방문고객이 떨어지면서 아르바이트 시간이 줄어들자 부업 삼아 시작했다. 선점한 코인이 급격히 오르면 좋겠지만 어떤 게 '떡상코인(폭등코인)'이 될지 몰라 이것저것 참여하다 보니 스마트폰을 붙들고 살다시피한다.

비트코인이 몰고 온 암호화폐 투자심리 상승과 코로나19 정국 속 경제난에 맞물려 암호화폐족이 늘고 있다.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와 금값 재상승으로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꺾인 듯 보이나 청년들이 몰리는 곳은 거래소를 통한 매수가 아닌 무료채굴장이다. 지난 2008년 하루에 50개가량 무료채굴이 가능했던 비트코인이 개당 300원에서 4100만 원대(13일 기준)까지 급상승했듯 급격한 차익을 노리겠다는 심리다. 주로 일자리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채굴 열기가 확산 중이다.

과거 코인 채굴은 PC에서만 가능했으나 요즘은 모바일 채굴이 대세다. 누구나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고 24시간마다 한번씩 터치만 하면 채굴기가 돌아간다. 이미 전 세계 코인 수가 1만 개를 뛰어넘었듯 모바일 채굴 코인도 가지각색이다.

일례로 ‘파인코인’은 전 세계 1800만 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채굴 열기가 뜨겁다. 이 밖에 BEE·ANT·DLX·ELKA 등 이름이 다양하다. 최 씨는 “초기에는 시간당 코인을 많이 준다. 그래서 극초반 채굴 코인이 뜨면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해 빨리 참여하려고 한다. 주로 24시간마다 터치하면 되지만 12·8·4·2시간 단위로 해야 하는 것도 있고 광고 시청 기능도 있어 여러 개를 깔다 보니 일하면서도 자꾸 스마트폰에 집중하게 된다. 일정 비용을 결제하면 해쉬값(채굴속도)를 올려줘 결제도 했다”고 부작용을 언급했다.

텔레그램을 통한 무상지급 ‘에어드랍’에도 청년들이 빠져들고 있다. 이는 텔레그램 봇이 안내한 이벤트 규칙에 맞춰 암호화페 지갑 주소를 입력하고 퀴즈에 정답을 맞추거나 트위터 팔로워·리트윗 등을 하면 모바일 채굴과 마찬가지로 비상장 코인을 준다. 주로 선착순이라서 에어드랍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텔레그램방과 카톡방마다 적게는 수백 명에서 수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

웹개발자 성정모(39·세종시) 씨는 “한국 코인거래소 ‘업비트’가 최근 유의종목 25개를 지정해 상장 폐지를 경고한 상황에서 개발자 출처와 블록체술기술도 알지 못 하는 비상장 코인을 맹목적으로 채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동참하다가 은행앱 인증서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해킹을 당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APK 불법 파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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