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감소 우려 최저임금 동결 희망
감염 종식 후 인상해도 늦지 않아

사진=연합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노동계가 ‘2022년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불씨를 피우고 있는 가운데 구직자들마저도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경기 침체가 심화돼 구직난이 깊어질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근로자위원 측이 요구하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구체적인 금액은 제3차 전원회의까지 마쳤으나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간의 내부 조율을 거쳐 이르면 내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직시장에선 이미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공약이자 올해 최저임금 협상이 임기 중 마지막이라서 노동계의 요구가 거세질 수밖에 없어서다. 강경파인 민주노총이 올해 첫 전원회의를 앞두고 ‘공익위원 9명 전원 교체’와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5명 확대’를 촉구한 것도 ‘1만 원 인상’ 목소리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런 가운데 구직자들마저도 ‘내년도 최저임금 최소 동결’을 원한다는 다소 어리둥절한 여론이 감지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구직자 의견’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 63.8%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와 같거나(48.1%) 낮아야(15.7%)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구직자의 93.5%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취업난을 체감한 데 따른 심리 변화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이나 취업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비중이 64.3%로 나타났듯 ‘급여 안정’보다는 ‘일자리 안정’을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피해 경험 비중이 73.2%로 높은 20대 근로자는 최소 동결을 원하는 응답 비중이 67.3%로 가장 높았다. 학원강사인 한 모(30·대전 유성구) 씨는 “코로나19 국난이 길어지면서 학원업계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 강사 대다수가 해고되는 와중에 최저임금까지 높아지면 일자리가 더 줄 수밖에 없다. 감염 위기가 종식된 후 인상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며 최소 동결을 지지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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