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전원 폐업 백종원 효과는 역외유출로
근근히 유지했지만 결국 실패...하반기 리뉴얼

[금강일보 신익규 기자] 청년 창업과 전통시장 활력 제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프로젝트로 관심을 받은 대전 청년구단(청년몰)이 개점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로 기획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도 출연해 음식점 비즈니스 기법을 전수받아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개점 당시부터 논란이 된 입지 문제와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제적 타격 등 한계를 극복하지 못 했다는 얘기다. 대전 동구는 업종 변경 등 청년구단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22일 대전시와 구에 따르면 중앙메가프라자에 자리잡고 있는 청년구단은 최근 리뉴얼에 들어갔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겨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며 지난달까지 남아있던 4개 업소도 철수하기로 하면서 창업자 전원이 모두 폐업했기 때문이다.

청년구단은 창립 때부터 불안한 위치 선정과 인테리어로 우려를 낳았다. 청년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년을 겨냥한 요식업 메뉴를 선보였으나 인테리어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 했다. 청년구단은 선화동과 소제동 등 최근 SNS 감성 트렌드로 인기를 끌고있는 유명맛집과는 정반대의 보편적인 인테리어로 조성됐고 위치 또한 청년들이 많이 찾는 대흥동이나 중앙시장 먹자골목이 아닌 한복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줄곧 이어져 왔다.

인기에 힘입어 역외유출 현상도 빚어졌다. 방송을 타며 청년구단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혔던 막걸리집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협업해 충남 예산으로 떠나면서 청년구단 방문객이 줄기 시작했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남아있던 업주들이 완전히 손을 뗐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4년에 걸쳐 점포 조성과 엘리베이터 설치 등 약 20억 원이 투입된 청년구단 활성화 사업은 수포로 돌아갔다.

구와 중앙메가프라자 상인회는 기존 요식업 위주의 운영에서 벗어나 업종을 변경하기로 했다. 구는 현재 각종 예술품과 공예품을 판매 및 전시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청년 예술·문화인들을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입점 조율 과정을 거쳐 리뉴얼을 끝마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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