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금강일보] 지난 금요일에는 2014년부터 8년째 이어오는 별밤 진로독서캠프를 간소하게 끝냈다. 이 캠프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밤샘하면서 저자와의 만남, 진로특강, 대학생 선배들과의 대화, 하룻밤 한 권 읽기 등을 하며 한여름 밤 나의 꿈 찾기를 하는 나름 의미가 큰 행사였다.

행사를 통해 민찬·김항중·이재열·김동주 교수의 인문 사회학 특강을 만났고, 풀꽃의 시인 나태주를 비롯해 함순례·이강산·정일화 시인을 만났다. 그리고 송형섭, 이재철, 김은형, 이수철 등 글을 쓰는 각계의 인사들이 캠프에 참가해 학생들의 꿈 찾기를 도왔다.

지난달 초 금년에는 누구를 모실까 고민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문학 대통령이라 일컫는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장에 김용재 은사님이 당선된 기사를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 당선된 지 벌써 몇 달이 지났지만 축하를 겸해 특강에 모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금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 PEN은 시인과 극작가(Poets, Playwrights), 수필가와 편집자(Essayists, Editors), 소설가(Novelists)의 머리글자를 딴 전통 있는 국제적인 문인 단체이다.

사실 본인이 많은 애착을 갖고 지난 10년간 지도한 동아리 이름이 이문펜이다. 생기부 블라인드 평가라는 명목으로 교명이나 이와 유사한 이름의 동아리 이름은 안된다고 하여 작년 7월부터 이문펜을 가슴에 묻고, 현재는 펜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의미의 몽당연필(夢當然必)을 동아리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문펜은 교명 이문과 펜의 유사성을 아우른 것으로 저작 활동을 통해 창의 인성을 발휘하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책 읽고 토론하고 쓰는 다양한 창의적 활동으로 어떤 학생은 고문펜이라 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괄목할만한 성과들도 많았다.

이것은 필자가 학창 시절부터 글 쓰는 재주는 없으면서도 그 주변을 맴돌던 무의식의 바람이요, PEN클럽을 은연중에 선망한 흔적이기도 하다. 지금도 우리 동아리 학생들이 책 읽기와 NIE를 기반으로 각자의 진로와 연계하여 글쓰기와 신문 제작 등을 하면서 저자 되기의 큰 꿈을 가꾸도록 열정을 갖고 지도하는 것은 내 안에 숨겨진 욕망의 그림자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은사님께서 그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장에 부임하였다니 얼마나 기쁘고 또 기쁘지 않으랴. 한국펜 선거 사상 지방의 인물이 수장이 되고, 무투표 당선이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또 은사님은 영문과 교수답게 우리 문학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번역, 국제교류 등을 통해 한국펜의 노벨문학상 도전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각과 빼어난 문학성이 있다면 10대와 20대들에게도 적극 문단을 열어줄 것이라며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펜에 노크해 주길 진심으로 희망했다.

이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 학생들이 노벨문학상에 도전하는 국제적 문제의 작가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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