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설립한 통계DB시스템 개발 전문 기업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경제총조사 실시
여러 실패 겪으면서도 직원들을 향한 사랑 듬뿍
"해외 진출 기회 더 많아졌으면"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신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열심히 조이스틱을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 봤는가. 그가 방향키를 누르면 나는 동쪽으로 걷고 엔터키를 치면 해가 뜬다. 그의 손에 의해 우리는 집을 짓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비단 신과 예술의 영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이 있기까지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그것을 꾀하기까지 수많은 개발자들이 존재해왔다. 그들이 있어 세상은 늘 업데이트 중이다. 대전에서도 그렇게 힘쓰는 CEO가 있다. 기존에 없던 통계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낸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다.

#. 창업을 하게 된 계기

지엔소프트㈜의 역사를 되짚어보기 위해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해 한 중소기업에서 10년 간 개발자로 일하던 김 대표는 천편일률적 삶에 고심하게 된다. 늘 정해진 방향으로의 개발만을 하던 회사는 그의 창의성을 억누르던 큰 바위같은 존재였다. "늘 답은 정해져 있었고 그것만을 위해 달려가야만 하는 경주마같은 삶이었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때만 해도 개발자들의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 있는데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개발자들이 편하고 즐겁게, 자신이 하고 싶은 영역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퇴사 후 창업을 결심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지엔소프트㈜
지엔소프트㈜

지엔소프트㈜는 통계DB시스템 개발 전문 기업으로 2007년 설립 후, 10여년간 최정예 정보화 인력과 선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핵심기술인 빅데이터 분석, IT 컨설팅, 자바 컴포넌트 기반 개발(CBD), 정보시스템 구축 및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통계, 빅데이터, 공공부분 EP, 정보서비스 및 각종 정보화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경제총조사 등 큼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 오프로드 : 실패의 연속, 그러나 곧 일어나는 기적

성공의 밑거름이 실패라는 말이 있듯, 이 같이 성장하기까지 많은 위기를 겪었다. 창업 초기에는 손에 꼽을만큼 적은 수의 직원들 월급 챙겨주기도 벅차 정작 자신은 급여를 가져가지 못했단다. 2011년에는 자신있게 추진했던 사업들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소중한 직원들을 떠나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방책으로 김 대표는 '영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간 개발에만 치중해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었다면 2013년부터는 시스템 개발을 온전히 직원들에게 맡기고 영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신선한 솔루션 개발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이름을 알리고 사업을 수주해 오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일이 많아야 회사 분위기도 생기를 띠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게 직원들에게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으로 공공기관과 여러 통계 관련 학회에 참석해 회사를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 직원 사랑, 나라 사랑

그렇게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한 회사의 수장으로서 성장해 온 김 대표다. 활발히 대외활동을 해낸 덕에 직원들이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개발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회사'라는 목표에 일보 더 다가선 거다. 이를 위해 김 대표의 머릿속에는 직원 복지 고민이 끊이질 않는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복지는 많지 않다는 걸 알아요. 그러나 계속 고민해서 회사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학자금 대출 상환이나 목돈 마련 관련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 중이에요. 교육지원도 더욱 넓혀갈 생각입니다. 지금은 충남대와의 협약으로 직원들이 AI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하고 있고요. 충북대와의 산학협력을 준비 중입니다."

봇물 터진 김 대표의 열정은 화수분같다.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2017년 NGO단체 코이카를 통해 모로코 사업을 수주해냈다. 개발자들을 반년 정도 모로코 수도, 라바트로 파견해 2년 정도를 그곳에 상주하며 기술이전을 돕게 했다. 10명 남짓이지만 개발자들의 발전을 위한 경험의 토대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이와 더불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이었다고 김 대표는 회상했다.

"2018년 말에 최종적으로 모로코에 기술이전을 완료했습니다. 직원들도 저도, 회사도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현재는 다른 나라의 사업 수주를 타진 중이고요. 아직 기회가 많진 않습니다. 참여 가능 사업은 있지만 솔직히 금액이 적어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좀 더 통계 사업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사업들이 더 많아져 저희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습니다."

모로코에서 직원들이 일궈낸 통계 시스템은 현재까지도 잘 보관돼 있다고 한다. 어떤 언어든 해당되는 나라의 언어 패키지를 적용하면 실행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향후 회사와 직원들의 커리어 발전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김 대표다.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 회사 임직원 모두가 함께 제시하는 솔루션

앞으로의 포부도 거창하다. 직원들과 함께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통계 시스템을 접목해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궤도를 수정 중이라 한다. 김 대표는 그러기 위해선 직원들에게 교육 기회를 더 넓혀주고 임직원 모두가 함께하는 브레인 스토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통계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건 일반적인 IT 업무와는 다릅니다. 그 통계 업무를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회사가 국내에는 많이 없어요. 그러나 저희 회사는 가능합니다. 그런 자부심이 있어요. 다 직원들 덕택이죠. 공공기관들이 실시하는 프로젝트도 많지 않고 솔직히 지자체의 투자 역시 타 시·도보다 적고 뒤늦게 시작하는 부분이 없잖아 지금은 새로 중소기업에 입사하려는 청년도 적습니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 저희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위한 교육 기회를 넓히고 임직원 모두가 평등한 기준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온 힘을 쏟아 직원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면 더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관심을 갖고 또 회사에서 함께 발전해 또 다른 창업의 길을 염두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지엔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

회사를 나가서 창업을 하게끔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쉽지 않은 말이다. 회사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새로운 창업의 길을 냈으면 좋겠다는 건 결국 같은 계열의 경쟁사를 낳는 거나 다름없지만 김 대표는 그저 좋다고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직원들을 끔찍히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지엔소프트㈜는 타 기관의 시스템적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이정표지만 동시에 중소기업이 나아갈 길에 대한 솔루션도 보유 중이다. 앞으로도 이 포부와 바람 그대로 발전해 나가길 응원한다.

 

글·사진=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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