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품귀 지속과 노사 갈등 영향
충청권 협력업체 장기불황올까 전전긍긍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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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충청권 자동차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과 완성차 노사 갈등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로 7월 생산·내수·수출이 트리플 감소세를 보여서다. 지역 협력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자동차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생산(29만 7585대)·내수(14만 7697대)·수출(181046대) 물량이 각각 13.9%, 9.6%,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수출 41억 달러로 2014년 7월(42억2천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수출기록을 세운 것이 위안이다.

업계에선 7월 생산물량이 축소된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한국지엠은 부평2·창원공장 등에서 50% 감산이 발생해 45.3%에 달하는 생산물량이 축소됐고, 르노삼성도 부산공장 휴업으로 3.2% 감소됐다. 기아차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소하리 1·2공장 휴업으로 4.4% 줄었다.

완성차의 노사 갈등도 영향을 줬다. 국내 자동차 생산의 약 50%를 차지하는 현대차는 노조창립일과 임단협으로 조업일수가 이틀 줄어듦에 따라 7월 생산이 15% 감소했다. 다행히 충청권에 자리한 현대차 아산공장은 노사 갈등 여파가 없었으나 설비공사 휴업으로 13.9% 덜 생산돼 현대차의 7월 생산량을 끌어내렸다.

충청권 협력업체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충남 아산의 A 부품회사 대표는 “자동차는 1개의 부품이라도 부족하면 출고될 수 없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경우 협력업체 납품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완성차 노조의 임단협 갈등까지 증폭된다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차량용 품귀 대란과 노조 갈등이 마무리되더라도 장기불황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협력업체에 불리한 국내·외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7월 내수가 65% 증가한 2만 9000여 대, 수출은 27% 증가한 3만 4000여 대로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충남 2차밴더 B 업체 관계자는 “현재 협력업체는 내연기관의 3만여 개의 부품을 담당하며 먹고 살고 있다. 그런데 친환경 자동차는 부품수가 1만여 개라서 부품 전환에 따른 경쟁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미 생존 마지노선인 연간 생산량 400만대가 무너진 상황이라서 영세한 업체일수록 도산 위기가 휘몰아칠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한편, 자동차 업계에서는 주52시간제 확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외국인 인력 수급 등의 문제로 인한 인력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원자잿값과 물류비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 축소도 겹쳤다. 그만큼 납품단가 현실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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