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정진석 국회부의장 모두 공주 출신 ··· 박병석 의장은 처가가 공주
시민들 “공주의 경사 ··· 지역현안사업 탄력받을까 기대” 반색

박병석 국회의장/김상희 국회부의장/정진석 국회부의장
박병석 국회의장, 김상희 국회부의장, 정진석 국회부의장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지도부가 충남 공주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의원들로 구성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색하고 있다.

21대 국회는 지난달 31일 줄곧 공석이던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 정진석 의원이 선출됨으로써 의장단의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물리적 퍼즐만 맞춘 게 아니다. 공주 출신이거나 깊은 인연이라는 정성적 공통분모의 퍼즐도 완성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처가가 공주고, 김상희·정진석 두 국회부의장은 공주 출신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치권력과 인맥을 사실상 분점해온 경상도·전라도 출신이 아닌 충청도 출신으로 국회 의장단이 모두 채워진 것도 유례를 찾기 힘든데, 공교롭게도 모두 ‘공주’라는 인연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충청권 정가는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공주 의장단’, ‘공주 원팀’, ‘공주 전성시대’ 등이 이슈화 되면서 일각에서 “이러다 자기들 고향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부러움 섞인 시선마저 쏟아내고 있다.

우선 공주시민들은 “공주의 경사”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공주와 인연이 있는 분들로 국회 의장단이 꾸려져 지역발전에 호재가 되지 않겠냐”며 세 정치인의 활동에 크게 기대를 거는 눈치다.

먼저 야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를 꿰찬 정진석 의원은 충남 공주 태생으로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특히 당내 최다선인 5선으로 ‘충청의 맹주'로 꼽힌다. 부친의 고향이 공주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행보를 지원하면서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앞서 정 의원은 21대 국회 원 구성 당시 야당 몫 국회 부의장에 내정됐지만,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부의장직을 거부해왔다.

지역구가 대전 서구갑으로 내리 6선을 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처가 또한 밤으로 유명한 공주 정안이다. 부인 한명희 씨는 공주사범대학교(현 공주대)를 졸업하고 청양중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박 의장은 지난 2013년 공주대에서 명예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을 당시 공주대를 졸업한 아내를 언급하며 공주와의 인연을 부각하기도 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부의장인 4선의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도 지역구는 경기 부천병이지만, 공주사대부중과 공주사대부고를 나온 공주 토박이다. 김 부의장은 과거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교롭게도 박병석 의장님과 정진석 의원님을 잘 알고 있다. 당은 다르지만 제 고향이 공주”라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현 공주시장인 김정섭 후보의 유세를 돕기도 했다.

정진석 부의장 또한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의장단이 '공주 의장단'이 됐다"고 농담을 던지며 여야 협치에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21대 국회는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여야 갈등을 종식하고 출범 1년 3개월 만에 라인업을 마무리했다. 그중 의장단 3명이 이례적으로 ‘공주’라는 지역적 공통분모를 가지면서 여야가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의 국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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