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속 “변화폭 제한적” 전망도
인원 제한 소폭 해제 그치겠지만
점진적인 대면 확대 움직임 분주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1년 9개월 만이다. 사회적인 기대와 함께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도 일상 회복은 퍽 반가운 소식이지만 변화 폭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초창기 확진자 증감 추이에 따라 문이 열리고 닫히길 반복하던 지역 문화예술시설은 감염병이 일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긴 시간 제한적인 운영을 지속해왔다. 각종 공연과 전시는 계획이 있어도 연기되거나 취소되기가 일상이었고, 설사 열리더라도 인원 제한으로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로 피로감을 해소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코로나19를 버텨온 지역의 한 극단 관계자가 털어놓은 지난 1년 9개월의 소회다. 그는 “비대면 공연은 풍족하지 않은 예산을 가진 우리로서는 언감생심”이라며 “공연이든, 전시든 결국 현장에서 관객과 대면했을때라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관객과의 대면을 위해 여력이 없어도 살고자 몸부림치고, 문화예술의 긍지 하나로 버틴 그들이 고대한 일상 회복의 서막이 드디어 내주 막이 오른다. 물론 생각했던 것만큼 당장 많은 것들이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예상대로라면 점진적인 공연과 전시 관람 인원의 확대 정도다.

지역 한 소극장 관계자는 “내달부터 영업시간 규제가 풀리지만 큰 의미는 없다”며 “세부적인 계획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상 회복이 이뤄진다고 해서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조금씩 평범한 일상으로 향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신호도 있다. 일상 회복에 앞서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그렇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백신접종 완료자의 경우 입국 시 자가격리를 완화해주고 있는데 해외 연주자들이 이 기준을 적용받게 되면서다.

지난 8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모스크바 솔로이스츠, 18일 바담 레핀, 21일 루돌프 부흐빈더의 내한 공연은 이 때문에 가능했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태가 안 좋았을 때는 해외 연주 단체들 공연은 꿈도 못 꿨다”며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는 12월 경 그동안 중단됐던 어린이 공연이나 해외 단체 무대를 마련,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도 미약하게나마 대면 확대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이응노미술관 관계자는 “일상 회복에 앞서 대면 프로그램 운영의 폭을 넓히는 것에 주력해왔다”며 “내달 3일 일상 회복 개시 후 공식적인 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아트랩대전 작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를 비롯해 밀집도 등 여건을 고려해서 대면 행사를 점진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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