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증가폭 축소됐지만
불똥 튄 2금융권, 대출 줄줄이 중단
정식 대부업체마저 '고객 고르기' 중

연합뉴스
연합뉴스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로 인해 시중은행의 가계부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최근들어 2금융권이 대출상품 취급을 줄줄이 중단하고 대부업체까지 대출을 쉬이 내주지 않고 있어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대출 한파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전달보다 2조 3622억 원 늘어난 708조 6880억 원이다. 전달 증가폭인 3조 4380억 원의 70%에 못 미치는 수치다. 9월의 4조 728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거의 절반 수준이다. 가계대출 중 11월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503조 3285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 1122억 원 늘었다. 이 역시 10월 증가액인 3조 7888억 원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액수다.

그러나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에 따른 불똥이 2금융권으로 튀면서 상호금융들이 일부 가계대출을 잇따라 중단하고 대부업체 역시 고객을 골라 대출을 실행하는 상황이다. 지금도 어렵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는 대출 총량관리가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지역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회사별로 각각 10.8~14.8% 수준으로 제시했다. 올해 증가 폭의 최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라며 "시중은행도 다시금 대출을 조일 것으로 예상돼 대출 한파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한 것도 그렇다. 시중은행에 비해 2금융권의 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어렵게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 부담이 가중돼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대부업체마저 수익성 악화로 '고객 고르기'에 들어갔다. 갈 곳 없는 서민들만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대부업체 한 관계자는 "고신용자가 계속 금융권에서 밀려나면서 대부업체를 찾는 경우가 증가했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타격을 받은 대부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도 고신용자에 우선적으로 대출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정식 대부업체가 안 되니 저신용자들은 휴대전화깡부터 시작해서 개인돈과 월변(月邊)을 제공하고 있는 미등록 대부업체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