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등 비용 상승에 기업 원가부담 심화 우려/“제지 공급가 안정 위한 정부·지자체 대책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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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펄프값에 지역 제조·인쇄 중소기업의 고충이 늘어나고 있다. 포장재값과 제지 용지 비용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제지 공급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 원자잿값은 전 분야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원유와 금속 등 수입가격은 그 결과 기준 시점 대비 원유 가격은 36.3%, 비철금속 가격은 33.1% 각각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더해 사무용 A4용지, 휴지 등의 원료가 되는 펄프값도 높은 가격에 형성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1톤 당 675.00달러로 집계됐다.

전월(885.00달러) 대비 23.73%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아직 25.0% 높은 상태다. 올 5월 925.00달러의 고점을 찍은 뒤부터 가격은 다소 조정 국면을 지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물류난이 가중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통상 소수의 대기업이 생산한 제지는 지류 유통사를 거쳐 인쇄업체 등 실수요 업체에 공급된다. 제지사가 고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매입량과 결제 형태 등에 따라 할인율을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구매 수량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인쇄용지나 포장재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대전 대덕구 한 제조업체 대표는 “제품 원자잿값도 부담이 큰데 사내 업무를 위한 용지값도 오르고 있다. 수주 계약을 체결한 뒤 등기로 필요 문서를 보내는 일이 많은데 이면지를 통해 용지를 절약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 안 모(66) 씨는 “제품이 출하될 때 전용 박스에 포장을 한 뒤 운송이 실시된다. 올해 중순에는 제지 기업이 원지 가격을 올리면서 지역 박스제조업체들도 덩달아 박스 가격을 소폭 올렸다. 아직까지는 버틸 만한 지출로 생각하지만 이 같은 지출이 계속 누적된다면 지역 영세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인쇄업체들도 높은 펄프 가격과 제지값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으로 인쇄 수요도 소폭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인 제지값이 발목을 잡고 있는 거다. 이들은 공공기관의 입찰단가를 제지값과 연동해주길 바라는 모양새다.

정문화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상무는 “현재 다양한 종류의 제지값이 크게 뛴 상태다. 펄프가격 등은 글로벌 문제니 당장 해결이 어렵다는 건 안다. 다만 지역 인쇄업체 입장에서는 원자잿값 변동에 따라 지자체가 입찰가격을 높여주는 등의 조치가 가장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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