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톳길·주차장·편의시설 등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져
휠체어 사용자 등 불편 초래 안전 고려한 시설 개선 절실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필자는 지난달 24일 대전복지재단의 이사회를 마치고 김화중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과 대전 복지 발전을 다지는 의미에서 계족산 장동산림욕장 황톳길 14.5㎞로 산행에 나섰다. 계족산은 해발 400m로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만만치 않은 산이며 편의시설이 걱정되어 망설였으나 일행의 적극적인 권유로 자원봉사자와 함께 산행 길에 올랐다.

산 중턱까지는 같이 떠난 자원봉사자 4명이 교대로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가파른 경사로 인해 중도에서 포기하고, 결국 우리 일행은 산 중턱의 숲속음악회 공연장에 머물며 산행을 마치고 돌아올 일행을 기다리기로 했다.
울창한 숲속에서 산 꿩 소리가 울먹이고, 멀찌감치 보이는 이름 모를 꽃들과 바람은 나무 끝을 흔들며 숲속의 나무 잎을 통해 끊임없이 내뿜는 산소 속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라고 하는 물질과 페르텐, 음이온도 마음껏 마실 수 있어 인간의 건강에 무척 도움이 된다고 산림욕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흙은 생명의 근원이 되듯이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 발바닥 마사지가 건강에 효과가 있어 자연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인간의 지혜는 끝없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와 같이 계족산과 장동산림욕장은 황톳길 덕분에 대전시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대전의 부가가치도 높아지고 있고, 위안의 휴식처로 인정받으며 ‘복지 대전’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어느 누구나 장동산림욕장에 들어서면 상쾌한 냄새를 맡으면서 문득 ‘너무 정신없이 살아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성철 스님의 무소유의 경지로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됨은 물론 오늘 하루라도 깊은 숲속의 자연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된다.
그러나 새삼 필자 자신이 장애인임을 느끼게 하는 것은 장동산림욕장이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다. 황톳길은 장애인이 걷지 못한다 하더라도 산림욕이 가능하도록 편의시설에 최우선의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장동산림욕장은 주차장이 부족해 불편하다. 그리고 숲속에 들어서면 미끄럽게 깔려 있는 돌길이 보행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어 흙길로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또한 중턱의 숲속음악회 공연장 위쪽으로는 오르기 힘든 가파른 지역으로 산의 경사가 20∼25도 정도로 비장애인에게도 편안한 산행 코스는 아니다. 따라서 완만한 우회도로가 절대 필요하다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으며 한 번 다녀온 사람이라면 그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또한 배수로 덮개(스틸그레이팅) 간격이 넓어 휠체어 앞바퀴가 빠지거나 스틱이 덮개 사이로 빠져 넘어 질 우려가 있어 교체되어야 한다. 화장실 바닥은 물이 고여 있어 청결하지 못하고, 화장지도 없었을 뿐더러 긴급사태 발생 시 필요한 비상벨도 없었다.
이와 함께 숲속음악회 공연장 관중석용 돌의자 밑에 있는 썩은 낙엽의 검은 진흙을 맨발로 밟기에는 석연치 않아 개선했으면 한다. 이외에도 보완할 사항이 있다면 하루 빨리 시정해 이용자의 불편을 덜어 주었으면 한다.

평일에도 하루에 평균 150여 명, 주말은 300여 명이 찾아 자연을 벗 삼아 생각하며 걷는 소중한 국민의 계족산을 발전시키기 위해 잘 관리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하면 지친 사람들이 심적·정신적 치유를 할 수 있는 장동산림욕장과 황톳길이 될 것이다.

계족산 관리는 3원화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전시(환경녹지국)가 총괄을 하고, 공원 관리는 대덕구청에서 담당하고, 황톳길 관리는 ㈜선양 조웅래 회장이 전담부서까지 두고 시민 건강을 위해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계족산과 공원, 그리고 14.5㎞의 황톳길을 상호보완적으로 개선 발전시키면 지금보다 더 좋게 친환경적인 관광·복지 자산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계족산이 이곳을 찾는 많은 이용자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 복지에 기여하는 명산이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