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느라고 했는데 이렇게 됐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
일을 망쳤거나 마음에 들지 않은 결과를 두고 상대에게 양해를 구할 때 우리는 이렇게 표현을 한다. 그러나 이때는 ‘열심히 하노라고 했는데’로 고쳐 써야 바른말이다. 이처럼 흔히 ‘-노라고’를 써야 할 자리에 ‘-느라고’를 쓰는 경우가 흔하니 주의해야 한다.

‘느라고’는 동사 어간이나 높임의 어미 ‘-(으)시-’ 뒤에 붙어 앞 절의 사태가 뒤 절의 사태에 목적이나 원인이 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예문을 통해 살펴보자. ‘돈 버느라고 일 년 내내 허리띠를 졸라맸다.’ ‘밤 새워 공부하느라고 눈이 뻘겋게 변해버렸다.’ ‘오랜만에 저녁 하느라고 부엌이 요란스럽다.’ 문장을 살펴보면 앞 절이 뒤 절의 목적과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노라고’는 동사 어간이나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어 화자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도나 목적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다.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의 의미가 부여된다고 생각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효도를 하노라고 한 것인데 부모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잘 쓰노라고 쓴 것인데 스승님 작품과 비교해보니 영 엉망입니다.’처럼 쓰면 된다.
‘학교폭력’의 학생부 기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잘 하노라고 한 것이 큰 화를 부르지는 않을지 신중히 검토 후 결정해야 한다. <본사 상무/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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