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임대·인건비까지 오르는데
배달플랫폼 2월에 가격 본격 인상
음식값 올리자니 “손님 줄까 걱정”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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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거대 배달 플랫폼이 배달비를 줄줄이 인상하자 지역상권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식재료와 임대료, 인건비가 오르자 외식값을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되자 소비자의 지갑마저 닫힐까 고심이 깊어진다.

쿠팡이츠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2월 초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주문 건당 주문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점주와 소비자 분담)으로 고정됐던 기존 요금제에서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를 점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네 가지 요금제로 바꾸면서다. 배달의민족도 지난달 22일 배민1의 수수료 부과 방식을 개편했다. 기존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을 적용했으나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세 가지 유형(기본형·배달비 절약형·통합형)의 체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배민1로 2만 원짜리 음식을 주문받은 업주는 중개수수료(1360원), 결제정산 수수료(700원), 부가세(1200원), 배달비(6000원)가 차감된 1만 740원을 가져가게 된다. 자영업자 입장에선 그렇다고 배달앱을 외면하기 힘들다. 이미 배달앱을 중심으로 외식시장이 형성돼서다.

문제는 배달비 인상 등이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상황 속에서 이뤄졌단 점이다. 지난해 11월 톤당 331달러에 수입되던 밀은 지난 2월 들어 11.5% 오른 369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밀 수급이 불안정해 같은 기간 수입량은 51만 2113톤에서 30만 4985톤으로 쪼그라들었다. 식용유도 톤당 1106달러에서 1246달러로 12.7% 뛰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물류 경색이 계속돼 식재료값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값도 상승세다. 지난달 오비맥주가 카스 출고가를 인상한 데 이어 하이트진로도 테라, 하이트 등 출고가를 평균 7.7% 인상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참이슬·진로 등 소주가격이 올랐다.

대전 중구 한 호프집 사장 윤 모(55·여) 씨는 “최근 안주가격을 1000~2000원 정도씩 올렸다. 안 그래도 찾아오는 손님이 줄어들은 처지에 찾아오는 분들이 더 쪼그라들까 걱정이 크지만 어쩔 수가 없다. 배달비 때문에 배달 장사도 접은 상태다. 정말 장사하기 힘들다”라고 울상 지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배달앱의 활성화에 입을 모은다. 거대 플랫폼의 전유물이 된 배달앱 대신 자치단체와 정부의 자금 지원이 곁들여진 배달앱 활성화를 통한 지역 상권 회복에 기대하자는 것이다.

이용철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지회 사무처장은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배달비마저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장사를 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을 통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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