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가 셀레늄 시료의 성분 분석을 위해 감마선분광기에 시료를 장착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잘 먹고 건강하게 오래 살자’는 웰빙 마인드가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멜라민에 오염된 중국산 가짜 분유나 중금속 함유 식품과 같은 먹거리 문제가 여전히 대두되고 있다. 또 농약이나 중금속, 내분비계 장애물질, 유해 식품첨가제, 항생제와 같은 유해물질이 함유된 먹거리도 적지 않아 식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식품 검역을 담당하는 기관은 식품에 유해물질이나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는지를 철저하게 확인한다. 측정은 식품 검역에서도 핵심이다. 식품 속 유해물질을 분석하는 기술이 정확하지 않으면 검역과 규제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식품 속 유해물질의 양을 정확히 분석하는 최상위 측정법을 확립하고 이와 관련된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해 필요로 하는 곳에 보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축산물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식별하는 측정과학기술도 연구하고 있고 새로운 유해물질에 대응하는 검사법의 개발도 표준연의 중요한 연구 분야다.

국민의 관심사가 돼 온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경우 특정 시료 중에 유전자를 변형시킨 농산물이 얼마나 섞여있는 지를 측정하는 국제비교연구를 수행해 왔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에도 측정표준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하천수, 호수 등의 표류수를 정수 처리한 수돗물을 식수로 공급하고 있다. 표류수는 유해물질에 오염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물을 오염시킬 수 있는 물질은 2000종이 넘고 그 중 750여 종은 실제 검출되고 있다. 그래서 각국은 오염 가능성이 높은 물질에 대해 일생 동안 섭취해도 인체에 무해한 농도를 계산하고 이를 최대허용량으로 규정해 수질 관리의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50가지가 넘는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지표에 떠있는 미생물이나 중금속도 있지만 농약, 유기화학물질, 소독부산물 등 미량이나 독성이 높은 물질도 규제대상이다. 이 중에는 그 농도가 1리터(ℓ)에 수 마이크로그램(㎍)을 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있다. 그래서 정확한 측정이 뒷받침돼야 먹는 물 속의 유해물질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다.

우리가 마시는 물의 안전성은 그 물에 들어있는 수십 가지 미량 유해물질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표준연은 식수 검사기관이 필요로 하는 인증표준물질 50여 가지를 개발했다. 검사기관들은 이 인증표준물질을 표준연으로부터 보급 받아 오염물질을 검사할 때마다 사용한다. 표준연은 새로운 규제물질이 추가될 때마다 이에 대한 측정표준도 개발한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 새로 추가된 안티몬이라는 발암물질에 대해서 새로운 측정표준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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