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영업 수요 늘고
신차 출고지연이 요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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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대표적인 생계형 영업차량인 1톤트럭 중고차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로 폐업 자영업자들이 트럭운송업으로 몰린 데다가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11일 중고차매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와 인기차량을 중심으로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보다 비싼 차종이 등장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생계형 차종으로 불리는 1톤트럭 중고차 가격마저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현대 포터2와 기아 봉고3 중고차 가격은 신차 대비 평균 300만~400만 원 이상 높은 상태다. 포터2 신차가격은 1804만~2366만 원 선이다. 이 가운데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모델 중 하나인 2WD 슈퍼캡 초장축 신차가격은 1928만 원이다.

현재 모바일 중고차매매 앱에서 동일 모델(2020년식)의 가격은 2300만~2700만 원 대에 책정돼 있다. 전기차 가격도 오르고 있다. 포터 EV 중고차 시세는 지난 1월 2300만 원에서 2월 2650만 원으로 15.2% 올랐다. 봉고 EV도 같은 기간 2100만 원에서 2450만 원으로 16.7% 상승했다. 지난달에도 같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이 같은 트럭 중고차 가격 상승은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구매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쏠리면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환경규제도 한 몫 한다. 1톤 트럭은 주로 화물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이 생계 수단으로 이용되는데 배출가스 5등급인 구형 트럭을 소유한 소상공인들이 환경규제에 따라 배출가스 등급이 낮은 신차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운송 부업을 하는 자영업자 이 모(47·대전 서구) 씨는 “장사가 안돼 식재료를 떼 오던 트럭으로 화물운송 부업을 하고 있다. 현재 운행중인 트럭이 오래돼 배출가스 등급이 높은 만큼 등급이 낮은 신차로 변경할까 생각도 했지만 가격이 너무 높다보니 섣불리 차량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고차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대전 유성구 한 중고차매매사업자는 “전기 트럭 사업자등록 관련 인센티브가 곧 사라져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 트럭 수요가 기존 내연기관 트럭으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한동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생계형 트럭 운송으로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이 많고 중고 트럭 가격이 높은 만큼 차량 교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세제감면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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