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몇푼 못 쥐는데…
보험료 소폭 올라도 부담 커”
무사고車 할인 요구 목소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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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 화물기사 정영식(42·대전 동구) 씨는 곧 날아올 보험료 고지서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기름값 폭등으로 50㎞ 이내 단거리 운송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로서는 소폭 오른 보험료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운행 기록이 있다 보니 보험료 등 변동이 잦다. 한달 기름값만 200만 원이 넘게 나가는 상황에 추가적으로 돈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영업용 자동차보험이 오르자 화물·택배기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유가급등으로 돈되는 장거리 운행 대신 근거리 운행으로 연명하고 있는 이들이 많은 상황 속 보험료 부담까지 겹치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1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날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모두 1.2% 인하했다. 영업용은 3% 정도 인상됐다. KB손해보험도 같은 날 책임 개시 계약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4%와 0.3%씩 내렸다.

영업용은 이달 말 4% 정도 올릴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13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1.2%와 0.8% 인하한다. 영업용은 3% 인상할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16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1.3%와 0.8% 인하한다. 영업용은 2.1% 인상한다.

이 같은 영업용 보험료 인상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량 운행량이 줄어 개인용 손해율은 개선된 반면 화물량은 늘면서 영업용의 손해율은 악화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일부 보험사들은 영업용 자동차보험의 인수 심사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화물와 택배기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유류비부터 시작해 박스값, 포장재 가격 등 부수적인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 속 보험료 인상이 현실화되면서다.

대전의 한 지입택배기사 안호영(47·대전 중구) 씨는 “지입수수료부터 보험료, 차량할부금을 떼고 나면 손에 쥐는 건 몇푼 안 된다. 각 부문에서 최대한 절약을 해야되는데 갑자기 보험료가 오른다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고할증이 없는 영업용 차량의 경우 보험료 할인 정책이 실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의 또 다른 택배기사 김 모(37) 씨는 “무사고 화물차에 대한 환급과 보험료 할인이 필요하다. 보험사들이 사고를 영업용 보험료를 올리는 건 문제가 있다. 현재 화물업계 운임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보험료 적용을 유동적으로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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