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철강업계 대립 심화에 요동치는 철강값
현기차 임단협 실시, 기본급 인상압박 전망도
“하방압력 더 겹치면 못 버틴다” 울상

사진=연합
사진=연합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충청 자동차업계에 하방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철강 가격이 요동치는 데다가 설상가상 정년보장과 기본급 인상을 두고 현기차 임단협이 내홍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하이 봉쇄에 따른 철강 원자재 물동량 급감 등의 영향으로 원가 철강 원가부담이 커지자 철강업계와 자동차·조선업계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와 현대차·기아는 현재 올해 상반기 자동차 강판 납품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데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공급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자동차와 조선업계 등은 철강 가격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동차 강판은 철광석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자동차는 강판가는 현재 지난해 초 대비 톤당 15만 원 가량이 올라 115만∼125만 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철강업계의 요구가 반영될 경우 톤당 130만∼145만 원까지 철강값이 뛸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에 강판 가격 상승까지 더해질 경우 완성차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완성차 업계의 부진은 협력 중소업체의 피해를 야기하고 일부 강철을 중간재로 쓰는 2~3차 벤더 부품 기업들의 경우 납품단가 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매출 저하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충남 아산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철강 등을 포함한 원자잿값이 급격히 오른 게 사실이며 가격 상승이 한동안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중소 벤더업체들의 경우 원가 부담 충격을 완화할 여력이 없기에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업계 내부 갈등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2022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한다. 앞서 노조가 마련한 단체교섭 요구안에는 ‘신규인원 충원’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정년퇴직 인원의 빈자리를 정규직으로 충원해 달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16만 5200원 인상하라고 요구하는 상태다.

현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나 올해는 노조가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파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만일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공장가동률 저하로 인한 부품업계의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충남 천안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상황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으나 완성차 노사 간 내홍이 깊어져 파업 등의 극단적인 상황이 온다면 코로나19로 인한 부진과 원가 부담이 심화되는 중소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