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넘나드는 경유...보험료는 3~4% 인상
“유류비 부담 심화 장거리 운행 어려워” 한숨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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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치솟는 경윳값과 영업용차량 보험료 상승으로 트럭기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지출이 늘어나 화물운송 운임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장거리 운행을 꺼리는 트럭기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기준 리터당 전국 평균 휘발유가격은 1945.88원, 경유가격은 1946.65원으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유류세 추가 인하 직전인 지난달 30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1975원, 1920원으로 두 유종 간 차이가 55원이었는데 일주일 뒤 경유 가격이 오히려 오르면서 13원 차이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는 휘발유 가격 1936원, 경유 1925원으로 11원, 9일에는 휘발유 1938원, 경유 1931원으로 7원, 10일엔 휘발유 1942원, 경유 1938원으로 4원 차이까지 좁혀졌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9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5.19원 오르면서 가격이 역전됐다. 이 같은 경윳값 상승은 국내 화물차량의 대다수를 경유 차량이 차지하고 산업 전반에서 경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더욱이 세계적인 LNG값이 상승하는 데다가 산유국들이 원유를 적극적으로 증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우크라이나 전쟁 발 경제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막힌 것도 경윳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물기사들은 화물 운송에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영업이익 대비 손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일러 기사 양 모(39·대전 대덕구) 씨는 “장거리 운송이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현재 왕복 운행 시 90만~100만 원을 받는데 기름값으로만 60만~70만 원이 빠져나간다. 트레일러는 연료탱크가 두 개인데 영업용 차량인 만큼 기름을 가득 채워야 한다. 현재 요소수 가격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올라 부담되는데 이번엔 기름값마저 속을 썩이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영업용차량 보험료도 오르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6개 손해보험사가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영업용보험은 렌터카·화물차·배달 차량·개인택시 등을 의미한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각각 지난달 20일과 13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3% 올렸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16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2.2% 인상했으며 KB손해보험도 지난달 21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4.5%를 올렸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를 4.5% 인상했고 흥국화재는 지난 6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1.8%를 올렸다.

택배기사 김 모(46·대전 서구) 씨는 “통상 자동차 보험료를 기사들이 부담하는 구조여서 보험료 인상이 부담되는 게 당연하다. 내가 가입한 보험사의 경우 영업용 보험료가 연간 200만 원 안팎인데 약 12만~13만 원 정도가 오르는 셈이다. 건당 돈을 받는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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