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행복한 미래 위해”…나눔문화 확산 이끌다
자발적 참여 가능한 퀴즈쇼 진행통해
기부에 인색한 친구들 인식개선 나서
확 바뀐 아동가구 화장실 보니 ‘뿌듯’
기부금 사용 투명성 날카로운 지적도

11일 대전대신고 학생회 임원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엄지를 세워보이고 있다.
11일 대전대신고 학생회 임원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엄지를 세워보이고 있다.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나눔은 결코 재력 있는 사람만의 몫은 아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에선 고3 학생들이 몸소 나눔 실천의 미덕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금강일보와 대전시교육청이 후원한 2022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에 동참한 대전대신고등학교 학생회 배서준·권도훈·강의인·이강·성재현·김기주·민찬홍·이재윤·김재민·조경민 군 등 10명이 그 주인공이다.

나누는 삶은 행복하고, 나눔 실천을 뒷받침하는 사회는 건강한 법이다. 금강일보와 초록우산이 올 초부터 전개한 아동가구 재래식 화장실 제로화 캠페인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데에 이 청춘들도 큰 힘을 보탰다. 학생회장인 배서준 군은 “열악한 화장실을 보면서 힘든 상황을 겪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했다”며 “아동가구를 돕기 위해 학교에서 방송으로 사례도 알리고 퀴즈 프로그램도 진행해 주거빈곤 아동을 위한 기부 인식 확산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사실 퀴즈쇼는 학생회 임원들과 긴 고민 끝에 진행한 묘수였다. 초·중·고교 12년을 입시만을 위해 달려온 학생들에게 기부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니 유인책은 필수였다. 기독학생회를 이끄는 강의인 군은 “지난해에도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에 참여했는데 기부에 인색한 친구들이 많아 어려움을 겪어 올해는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퀴즈쇼를 해봤다”며 “친구들 반응도 괜찮았고 퀴즈쇼가 기부 인식 확산에 나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11일 대전대신고 학생회 임원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1일 대전대신고 학생회 임원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나눔 문화에 스스럼없이 노출돼 이를 실천한 젊디 젊은 푸른 청춘들은 곧 성인의 문턱을 넘는다. 기부라는 것에 퍽 인색해진 것이 요즘 세상인데 이들은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았다.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 필요한 사례 제시 등이 그것이다. 어쩌면 어른들을 향한 일침일지도 모르겠다. 학생인권복지부장 성재현 군은 “사람들에게 기부를 하라고 하기 전에 왜 나눔을 꺼리는지를 되돌아봤으면 한다”며 “나 같은 경우 이번에 초록우산을 통해 기부를 처음 했는데 주거빈곤 아동의 변화를 보며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것처럼 후원금이 실제로 잘 쓰였다는 게 보이고, 투명성이 확보되면 누가 기부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대신고 학생회는 이번 캠페인 최우수학교로 선정돼 대전시교육감 표창의 영예를 누렸다. 캠페인은 끝이 났지만 학생들의 마음 속엔 나눔은 끝이 없다는 영특함마저 감돈다. 방년 19세에 나눔의 맛을 보더니 이젠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위해 위로하고 뭐라도 도와야겠단다.

에듀미디어부장 이강 군은 “선교사인 아버지 덕분에 이웃을 후원하는 모습을 굉장히 많아 보고 자라서 이젠 그들의 모습만 봐도 흐뭇하다”며 “이번에 대전 동구 아동가구 재래식화장실이 우리의 후원금으로 쾌적하게 바뀐 걸 보니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을 위해서라도 주변을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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