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쁨 다시 느끼고 싶어 두 번 참여한 학생도
‘당연하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니구나’ 느껴

▲ 17일 동대전고 학생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의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겐 큰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 지역 학생들이 기부행렬에 동참하면서 느낀 감정이다. 나눔으로 기쁨을 느끼고, 나눔으로 하나가 된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금강일보와 대전시교육청이 후원한 2022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에 동참한 동대전고등학교 1학년 김성진·김연수, 2학년 김수현·박소영·이하은, 3학년 김민지·강민구·김유나·김지현·박현진·송민기·심지후·오송현·윤진명·임재연·정규리·정다희·정환석·조아영·진초롱·한연서 20명의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에 이미 두 차례 참여한 학생들이 눈에 띈다. 학생회인 3학년 정환석 군이 그중 한 명이다. 정 군은 “지난해에도 참여했지만 예전에 경험한 기쁨과 뿌듯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학생회 임기가 이번 1학기에 끝나는데 의미있게 마무리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금강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펼친 재래식 화장실 제로화 캠페인은 학생들에겐 적잖은 충격은 안겨줬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그때를 회상하며 한창 이야기에 몰두했다. 그중 1학년 김연수 군은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재래식 화장실이 대전에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고 나와 너무 다른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며 “그동안 내가 당연하게 사용하던 화장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닌 거 일수도 있단 생각에 마음이 아팠고 ‘당연하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니구나’라는 걸 통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이었지만 어려움도 적잖았다. 나눔이 인색한 요즘 다른 사람들에게 선뜻 기부를 권하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3학년 윤진명 군은 “지난해 7월부터 참여한 캠페인이라 이번에 다시 참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며 “사실 요즘 기부, 자선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만연해 학교 친구들에게 기부에 참여하라고 말하는 게 힘들었다”고 애써 웃었다.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나눔과 기쁨이란 단어가 꽤나 비슷하다고 느낀 학생도 있었다. 2학년 이하은 양은 “처음에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내어준다는 건 쉽지 않을 일이었지만 나의 일부분을 내어주는 게 기부를 받는 사람에겐 큰 기쁨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나눔이란 내가 무엇을 준다는 것에 의의를 둘 게 아니라 ‘내가 무언갈 나눔으로써 나에게도 기쁨이 동반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다”고 뿌듯해했다.

3학년 김지현 양은 “사실 조금 부끄럽지만 처음엔 봉사활동 시간을 준다고 해 ‘그냥 소소하게 기부하자’는 생각으로 참어했는데 나에게 소소한 게 누군가에겐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였다”며 “우리 학교 전교생이 800여 명인데 이중 기부에 참여한 학생은 비록 20명이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면 더 많은 친구가 기부에 동참해 나눔을 통한 기쁨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김가희 기자 kg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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