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새가 둥지 떠나는 이소 관측 실패
인공 숲도 충분한 조류 서식 가능 확인

▲ 쇠솔딱새가 한밭수목원에서 알을 품고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쇠솔딱새 번식이 최초로 확인됐다. 인공으로 조성된 수목원 중심부에서의 번식이 확인돼 향후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민단체는 도심 속 녹지복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한밭수목원 서원에서 쇠솔딱새의 번식 과정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대전에서는 최초로 확인된 번식기록이다. 쇠솔딱새는 봄·가을철 서해안 섬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흔한 나그네새지만 국내에 극히 드물게 강원도를 중심으로 번식하는 여름철새로 알려졌다. 겨울은 중국 남부와 동남아에서 지낸다. 쇠솔딱새는 숲 가장자리보다는 중심부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대전에서 이들의 번식이 확인된 곳도 수목원 서원의 숲 중심부였다. 쇠솔딱새가 둥지에서 알을 품은 현장은 확인됐으나 새끼 새가 알을 깨고 나와 성장한 뒤 둥지를 떠나는 이소 현상까지는 관측은 되지 않았다. 고양이 등 천적에 의해 둥지가 훼손돼 이소까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국내 매우 드물게 번식하는 쇠솔딱새가 인공 숲인 수목원을 찾아 번식한 것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비록 도심이지만 대전에 충분한 녹지가 마련된다면 생태계를 위한 서식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 비록 인공적인 녹지라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는 물론 장기적으로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단 점을 시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안타깝게도 1차 번식에 실패했지만 향후 2~3차 번식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목원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성공적인 번식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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