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잡은 삼성 오선진에 허삼영 감독 "그 정도 주력이 아닌데...?" 위트 있는 답변

절도범을 잡은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오선진(33)의 선행을 들은 허삼영 감독이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삼성 관계자는 18일 “지난 11일 오선진이 지인이 자신의 차량에 있던 가방을 도난당한 것을 알게 됐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에서 동일한 가방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구매 의사를 밝힌 후 직접 만났다. 도난 당한 가방과 너무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출처를 추궁했는데 판매자가 당황하며 도망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오선진이 200m 정도 뛰어가서 판매자를 잡았고, 경찰서에 인계했다. 알고 보니 가방은 도난 당했던 그 가방이었고, 해당 판매자는 비슷한 수법으로 절도를 했던 상습 절도범이었다. 경찰이 수사중인 상황이었고, 범인을 잡은 오선진에게 감사의 의미로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오선진은 “추격을 하려던 건 아니고 판매자가 갑자기 전화를 받는 척 하면서 도망을 갔더라. 같이 갔던 이수민 등 후배들이 ‘도망간 것 같다’고 해서 보니 뛰어가는 모습이 보이더라. 판매자가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다 벗겨진 뒤에도 아스팔트 위로 맨발로 뛰어갔다. 수민이가 경찰에 연락을 한 상태여서 인계할 수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오선진이 200m가량 질주해서 절도범을 잡았다는 설명에 허삼영 감독은 "그 정도 주력이 아닌데…”라고 답해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어 허 감독은 “나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 얼핏 들었다. 표창장 받는다고 하더라. 몸이 자산인 선수가 그렇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행여나 상대가 악한 마음을 먹고 흉기라도 휘두르면 어쩌겠나. 오선진이 정의의 사도 같다. 그런 선수가 팀에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미소를 보였다.

지난 2008년 한화에서 데뷔한 오선진은 지난해 시즌 중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이번 시즌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 1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