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마을서 건강 한그릇 … 5구간 들러 여유 한잔 어때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듯이, 배가 고프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지 않나. 이 설움 저 설움 다 해도 배고픈 설움이 제일이다. 한국인만큼 밥에 진심인 민족은 없다. 어딘가 갈 땐 가더라도 밥 한 번 먹는 건 괜찮지 않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대청호오백리길에도 제법 이름난 식당과 카페들이 많다. 걷든 자전거를 타든, 드라이브를 하든 밥은 먹어야 하지 않겠나. 오늘은 대청호 오백리길 근방 맛집이라 소문난 곳들 중 몇 곳을 골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초가랑

30년 넘게 대청호반 지키고 있는 한식당
토속적이고 정갈한 15가지 장아찌 밥상
숙주 한움큼 올려진 해물아삭전도 별미

 

이곳은 대청호 두메마을 공정관광여행 코스에 포함돼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신탄진에서 대청댐으로 가는 호반길을 달리다보면 대덕구 이현동에 위치한 두메마을 근방에 유명한 한식 맛집인 이곳이 있다. 초가랑은 벌써 30년 이상 대청호반을 지키고 있는 곳으로 여기서 내오는 토속적이고 정감가는 장아찌밥상에선 시골 정취가 물씬 난다.

길가에 세워진 표지판이 없으면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표지판을 보고 도로에서 비탈길을 좀 내려오면 허름하지만 아늑한 황토 너와집이 보인다. 주차장은 있지만 경사도 있고 길 폭도 좁아서 조심하지 않으면 차가 긁힐 수도 있다.

1인 1만 원짜리 장아찌 밥상에는 고추, 청경채, 야콘, 연근, 마늘쫑, 목이버섯, 무, 가지, 도라지, 두릅, 양배추, 양파, 쇠비름, 톳 등 15가지 간장 장아찌와 아삭이 고추 속에 비트에 절인 무장아찌를 넣어 만든 아삭이 무장아찌와 곰피 장아찌가 올라온다. 여기에 숙주 한 움쿰 가득 올려진 해물아삭전, 제육볶음은 이 집의 유일한 메뉴다. 그래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라면 이 세 가지를 다 먹어본다고 한다. 다 맛있으니까.

채반에 담겨 나오는 장아찌들이 오색빛이라 꼭 한 폭의 수채화 같이 보이기도 한다. 비주얼만큼 맛도 좋다. 토속적이면서도 예쁜, 그리고 건강한 밥상이다.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을 한다.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진정한 한식을 먹고 싶다면 이곳을 찾는 것도 좋겠다.

 

◆어썸80 더대청

호반 신상 카페지만 입소문 타고 유명세
25년 경력 베이커리 셰프의 소금빵 인기 
스마트팜 온실서 바라본 대청호 뷰 장관

한식을 배불리 먹고 찾다 온 카페가 이곳이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규모만큼이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대청호오백리길 5구간 시작점에 있는 이곳은 동학사에 있는 어썸845 카페가 ‘어썸80 더대청’이라는 상호로 오픈된 곳이다. 카페 건물 이외에 대형 식물원 같은 모습의 건물이 하나 더 있었다. 단순히 카페 규모가 큰 것인가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식물원이 아니라 스마트팜 온실이었다.
스마트팜 온실은 카페를 찾는 손님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스마트팜 온실은 수경재배, 아쿠아포닉스 공법을 사용해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아쿠아포닉스 공법이란 물고기를 사육하면서 식물재배도 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팜, 인공폭포, 다육식물 분양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해당 공간에서는 딸기가 자라는 신기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베이커리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25년 경력의 베이커리 셰프가 매일 새로 만든 빵을 맛볼 수 있다. 스무 가지가 넘는 빵 종류로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와사비 바게트는 대전 최초로 개발됐고 크로와상의 형태의 일명 '소금빵'이 매우 유명하다.

회인선 벚꽃길과 매우 근접해 있어 벚꽃 피는 봄에 산책하다 이곳에 머무르며 탁 트인 대청호의 전경을 즐겨도 좋겠다. 주차장도 매우 넓은 편이라 걱정없이 찾아도 괜찮은 곳이었다.

 

◆에이디 카페

육즙 폭발 입맛 자극 수제 햄버거 강추
감각적 인테리어에 루프탑 테라스 갖춰
호반 데이트 코스로 인기 인생샷은 덤 

다음 행선지는 수제버거 맛집, 뷰 맛집으로 유명한 에이디 카페였다. 지난해 여름에 오픈한 이곳은 여름에 어울릴법한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와 루프탑 등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비치 의자와 좌식테이블 등 편안한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루프탑에는 천장이 높고 공간이 넓어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늘 아래서 피서를 즐기기 안성맞춤이었다.

에이디카페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음료와 디저트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건강하면서도 칼로리가 걱정될 정도로 맛있는 수제버거가 일품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지만 맛도 어느정도 챙겨가 '대청호 수제버거 맛집'을 검색해보면 1위로 물망에 올라와 있다. 커피와 함께 먹어도 좋다.

곳곳에 SNS 인증샷을 위한 포토존이 설치돼 있었고 또 즉석사진을 뽑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어 해볼 거리도 다양했다. 대청호 데이트를 원하는 분들에게 딱 좋은 곳인 것 같다.

하나의 아쉬운 점은 다른 대청호 인근의 식당이나 카페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비싼 가격이다. 오늘 소개한 세 군데 모두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맛과 대청호반 뷰만큼은 최고이기에, 만약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라면 이곳들을 추천한다.
글=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사진=김미진·박정환 기자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