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이광원 관절센터장

대전우리병원 이광원 관절센터장 (정형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이광원 관절센터장 (정형외과 전문의)

중장년이 되면서 잠자리에 들게 되면 아파오는 어깨, 찌릿하게 아픈 어깨, 팔 안 뻗어지는 어깨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어깨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어깨가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어깨에 생길 수 있는 질환만 50가지에 달한다. 중년에 생기기 쉬운 어깨 질환을 통증 특징별로 알아보고 치료법도 알리고자 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이 정식 병명이나 오십견으로 많이 부른다.

오십견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막(낭)에 노화로 인한 염증이 발생해서 어깨가 굳어지는 질환으로 오십세의 어깨라고 해서 오십견이라 한다. 오십견 자체가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오십견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74만 1690명으로 남성은 29만 6867명, 여성은 46만 2826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3만 4473명으로 전체 인원의 31.6%를 차지해 50대에서 가장 많은 발병률을 보이긴 했다. 하지만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주부나 컴퓨터 작업이 많은 직장인들에서도 최근 많이 증가해 40대가 10만 4090명으로 전체 인원의 14%를 차지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혼자서 단추 못 끼운다.
어깨 관절이 뻣뻣해지고,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가 생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삐끗하는 느낌이 있거나, 어깨를 쓰지 않을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또한 샤워를 할 때 목 뒤나 어깨 뒤를 씻기 힘들고, 혼자서는 등 뒤 지퍼나 단추를 끼지 못하며, 옷을 입거나 벗기도 힘들다. 통증이 어깨 뒤쪽에서 앞으로 팔을 타고 내려와 나중엔 손까지 아픈 경우도 있다. 

오십견은 주사 치료와 스트레칭 운동으로 대부분 회복이 된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서 오십견이 만성화되면 관절막이 너무 굳어져 수술을 필요로 한다. 수술은 근육 등 주변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는 관절경 수술로 치료한다.

두 번째 많이 발생하는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에 변성이 생겨 힘줄의 구조가 비정상적이고 약하게 변해 파열된 것을 말한다. 힘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단단했던 조직이 물렁해져 기능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힘줄이 완전히 찢어지거나 장시간 방치하는 경우 찢어진 힘줄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2010년 34만2478명에서 2016년 64만6833명으로 6년새 88.9%s나 증가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부상이나 외상, 테니스나 배드민턴처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를 오랜 기간 할 경우, 세탁이나 요리 등 가사 일 중 어깨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경우, 나이가 들면서 어깨 힘줄이 약해져 어깨 피로도가 높아지는 퇴행성의 경우 등 다양하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에 부하가 걸리거나 무리한 동작, 일을 한 후 어깨 아프면 의심한다.
밤에 깰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그런데 일부는 힘줄이 찢어져 안쪽으로 말려들어 갈 때까지 별다른 통증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 무리한 일이나 운동을 한 후에만 어깨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통증이 있어도 어깨를 움직이는 데는 보통 무리가 없다.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통증이 가라앉거나 굳었던 어깨가 움직여지는 등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회전근개파열 초기에는 운동을 통해 근육을 강화시켜 약해진 힘줄의 기능을 보완한다. 그러나 회전근 힘줄의 변성이나 파열로 이차적인 염증이 심하게 와서 밤에 통증으로 잠을 못 자는 경우에는 재활운동은 피해야 한다. 통증이 심한 시기의 재활운동은 염증을 악화시켜 통증이 더 극심해져 결국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고 어깨도 더 굳어진다. 이때는 재활운동은 삼가야 한다. 힘줄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세 번째 석회화건염으로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축적돼 통증을 유발하는 어깨 질환이다. 대한견·주관절학회가 2017년 국내 11개 병원 506명의 석회회건염 환자를 조사한 결과 평균 나이는 55세였으나 30대부터 80대까지 고른 분포를 보였다. 환자 10명 중 2명은 양쪽 어깨에 발병했으며, 만성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58%로 가장 많았다. 밤중에 통증이 심해져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비율은 69%나 됐다. 석회화건염은 엑스레이(X-ray)와 초음파 촬영으로도 쉽게 위치와 크기를 파악할 수 있다. 석회는 1mm의 작은 석회가루부터 3cm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다.

석회화건염은 3단계를 거쳐서 나타나는데 어깨 힘줄에 석회질이 생기기 전 단계인 석회전기, 석회질이 침착 되는 석회화기, 석회질이 분해되는 석회후기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급성으로 발생하는 심한 통증은 석회질이 분해되기 시작할 때 나타난다. 석회가 힘줄 내에 존재할 때에는 염증반응을 유발하지 않다가 석회가 분해가 돼 어깨 관절 막을 자극하면, 염증 반응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석회화건염은 어깨 힘줄이나 근육을 누르는 자세를 취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 때문에 자려고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석회화건염 초기엔 진통 소염제 복용, 얼음찜질, 어깨 힘줄 주변에 주사요법이 도움이 된다. 급성 통증은 대부분 1∼2주 내로 호전이 된다. 비수술적인 치료로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나 회전근 개 힘줄의 파열과 동반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석회를 제거할 수 있다.

네 번째로 어깨충돌증후군인데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가 어깨뼈의 지붕 역할을 하는 견봉과 부딪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을 가벼운 통증으로 방치하면 만성적인 어깨 통증으로 이어지는 회전근개파열(어깨 근육·힘줄이 파열되는 것)이나 극심한 통증을 특징으로 하는 석회화건염(어깨 힘줄에 석회가 침착되는 것)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헬스나 골프, 야구 등 운동 시 과도한 어깨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정 방향으로 팔을 들 때 통증이 있고, 어깨 속에서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 또한 바늘로 찌르는 듯 쑤시는 증상이 생기고, 심한 경우 팔과 뒷목에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깨충돌증후군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만 취해도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휴식을 할 때는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등 어깨 근육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어깨 사용이 많은 직업이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어깨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단 통증이 계속된다면 손상된 부위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관절내시경술을 시도할 수 있다. 어깨 주위로 작은 구멍을 내, 압박을 가하는 충돌 부위와 굳은 부위를 풀어주는 수술법으로 파열된 힘줄을 정상에 가깝게 복원시켜 준다.

다섯 번째 목디스크 때문에 어깨가 아플 수 있다. 목디스크는 경추(목 뒷부분의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거나 파열되면서 경추신경을 자극하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한 경추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 돼 발생한다. 최근에는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환자수가 늘고 있다.

목디스크는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어깨가 무거운 증상이 나타나면 목디스크 초기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목디스크가 심해지면 어깨·팔·손 등이 저리며 마비까지 오기도 한다.

목디스크 초기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보통 4~6주간 통증을 감소시키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단 2개월 이상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탈출된 디스크가 단순 신경 압박에서 척추 내에 위치한 중추신경인 척수까지 압박해 마비 증세가 나타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인이 되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이 대표적이다. 척수 압박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척추관을 넓혀 압박을 해소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도움말=대전우리병원 이광원 관절센터장

정리=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