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대하천 그랜드플랜 추진]

환경기능 강화 초점 
대청호 4만t 확보해 유량 높이고 
하상도로 철거 후 제방도로 건설 
친수공간 확장 삶의 질 제고 방점

갑천. 금강일보 DB
갑천. 금강일보 DB

대전시가 3대 하천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시작한다. 건천(乾川)으로 악취와 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가 됐던 대전천의 경우 대청호에서 4만 톤의 용수를 확보해 유량을 늘리고 범람과 자연경관 훼손 문제를 지적받아오던 하상도로는 철거 후 제방도로로 교체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중요한 환경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친수구역으로서의 역할도 더욱 활성화한다는 계획도 수립한다. 아울러 3대 하천 일대에는 왕버들 등 침수식물을 심어 하천도시 숲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3대 하천에 대한 정책 청사진을 담은 이른바 ‘3대하천 푸른물길 그랜드플랜’이다.

대전천과 유등천 합류지점. 금강일보 DB
대전천과 유등천 합류지점. 금강일보 DB

◆ 대전천 유량 확보 최우선   

그랜드플랜의 핵심은 환경 기능 강화다. 우선 대전천의 경우 유량 부족으로 인한 역기능이 계속해서 지적됐는데 여름철 바닥을 보이기 일쑤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악취에 따른 민원이 적잖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 유등천 한밭대교 상류에서 옥계류 사이에 취수여울을 설치해 용수를 방류했고 평균 수위(0.12m)의 배 가까운 0.22m 수위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유등천도 용수가 넉넉한 편이 아니고 평균 수위 역시 부족하다고 판단한 시는 대청호에서 용수를 끌어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시는 생활·공업용수로만 이용 가능한 대청호 용수를 하천 유지에도 쓰일 수 있는 환경개선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K-water(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 중이다.

이를 통해 하루 평균 3만 7000톤의 유량을 7만 7000톤까지 끌어올려 대전천의 평균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천의 유량이 많아지면 고질적인 문제인 악취 문제 해결이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론 유속이 빨라져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유등천과 갑천 합류지점. 금강일보 DB
유등천과 갑천 합류지점. 금강일보 DB

◆ 하상도로는 제방도로로

장마나 국지성 호우 시 잦은 범람과 통제로 도로 기능을 상실하고 자연경관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전천 하상도로는 제방도로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하상도로의 경우 철거에 대한 여론이 이전부터 나왔고 시는 점진적으로 철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하상도로의 총연장은 13.5㎞에서 5.7㎞로 변경됐다. 시는 남은 하상도로를 철거하고 지하화를 기초로 한 우회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등 부정적 여론이 생기자 제방도로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7월 확대간부회의에서 “하상도로를 철거해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회복하고 대신 제방도로를 만들겠다. 대체 수단을 확보하고 이를 철거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라”라고 지시했다.

당초 지하화 계획을 세웠지만 부정적 여론이 적잖았고 이에 따라 이 시장은 제방도로 추진을 주문했다. 다만 제방도로 건설 시 하천 편입 토지에 따른 보상비 문제가 발생하는데 시는 국비를 50% 지원받아 이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제방도로 건설 시 하천편입 토지에 따른 보상비가 발생하는데 시는 하상도로를 혼잡도로로 지정해 국가계획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국비를 50% 지원 받을 수 있다.

갑천. 금강일보 DB
갑천. 금강일보 DB

◆ 리모델링, 친수기능 강화

그랜드플랜의 궁극적 목적은 3대 하천 일대에 하천 도시 숲을 조성, 대전시민에게 친수구역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우선 1.8㎞에 달하는 유등천을 리모델링해 자연미술관을 손본다.

태평교부터 수침교까지인 유등천 자연미술관은 전시된 작품만 3000여 점에 달하는, 전시장 길이로는 세계 최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리모델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시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목척교·태평교 주변 정비사업을 진행해 3대 하천 일대의 편의시설도 교체한다. 이를 위한 예산 48억 원을 투입할 방침인데 우선 연말까지 국비 28억 원으로 산책로, 자전거도로, 하천 산책로 주변 가로등, 벤치·하천 안내판 등 노후 시설물을 정비한다.

2010년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이후 예산 부족 등으로 방치하고 있던 시민 편의시설도 정리해 시민에게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말 공모 예정인 4000억 원 규모인 ‘지역 맞춤형 통합하천 사업’에 응모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시 관계자는 “교통과 과학, 둘레산길 등과 함께 3대 하천은 대전을 상징하는 자연인 만큼 그랜드플랜은 대전시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천이 제 기능을 하고 시민에게 친수구역을 제공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그랜드플랜을 수립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성재 기자 ssjreturn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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