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
시기, 황제주 없는 국내 주식 등 기대감 크지 않아

국내 주식을 0.1주씩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었다는 점에서 또 1주당 금액이 높지 않은 국내 주식 특성상 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 모두 기대감이 크지 않은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7개 증권회사는 이르면 오는 26일부터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를 도입할 예정이다. 소수점 거래는 온주를 여러 개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으로 국내 주식을 쪼개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러나 투자자와 증권업계 반응이 신통찮다. 우선은 시기적인 아쉬움이다. 저금리 시대, 빚까지 내면서까지 주식 투자를 했던 앞선 몇 년과 달리 올해의 투자 시장은 차갑기 그지없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와 함께 경기침체론까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또 1주당 가격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2374개 중 1주당 50만 원이 넘는 종목은 7개에 불과하다.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소수점 거래 도입에 적극적이던 증권사들도 현재 상황에선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적은 금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소수 종목에 집중된 개인투자자의 투자 행태가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해외 주식과 달리 국내 주식에는 황제주가 거의 없다 보니 고객을 위한 서비스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도 썩 반기지 않는다. 직장인 A(42·대전 서구) 씨는 “최근의 국내 주식 시장은 소수점 거래를 할 만큼의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욱이 소수점 거래의 경우 실시간 거래가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수점 거래는 증권사가 여러 투자자의 소수점 주문을 받아 1주로 만들어 증권사 이름으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 주문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예탁결제원이 증권사로부터 해당 주식을 신탁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이에 소수점 거래는 실시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정규장 마감 종가 주문 방식으로 매매가 체결된다. 또 소수점 주식 보유량이 1주를 넘을 경우 일반 주식으로 전환된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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