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물든 1·2구간 코스

1구간 두메마을길은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시작해 지명산 등산로, 로하스캠핑장, 삼정생태습지공원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한 1구간 풍경.
1구간 두메마을길은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시작해 지명산 등산로, 로하스캠핑장, 삼정생태습지공원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한 1구간 풍경.

우리의 시간이 가을을 향해 달려간다. 느닷없이 쌀쌀해진 날씨가 가을이 찾아왔음을 알린다. 점점 옷의 색깔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 나무들, 성숙해져 고개를 숙이는 벼가 장관을 이루는 요즘이다.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를 따라 가을이 드리운 마을 동구 밖을 걸으며 힐링을 해보도록 하자.

 

대청댐
대청댐
대청댐 보조여수로
대청댐 보조여수로

◆ 1구간 두메마을길
#. 대청호물문화관
두메마을길은 ‘사람사는 맛’이 묻어나는 구간이다. 1구간의 시작구간인 대청댐 물문화관과 광장은 지역민들의 산책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하늘과 산, 호수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으며 그 누구와 함께 와도 부담 없이 편히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두메마을길은 물문화관 뒤로 난 산길에서 시작한다. 높진 않으나 그래도 산인지라 위로, 아래로 제법 굴곡지다. 아스팔트 대신 푹신한 흙의 느낌과 빼곡한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빛,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소리 등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가득한 이곳은 산행 초심자라 할지라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물문화관에서 시작해 어느덧 로하스가족캠핑장에 도착한다. 풋살장 전방에 보이는 지명산(157m)을 돌아 나온 뒤 보조여수로를 건너면 삼정동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이 산비탈을 타고 들어섰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위에서 대청호를 바라보면 웬만한 전망대가 안 부러울 정도의 뷰가 펼쳐진다. 자연과 인위적인 멋이 어우러진 모습이 보는 이에게 안정감을 선사한다. 이른 아침, 마을 곳곳에서 일하는 주민들을 보고 있으면 현실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길가와 호반에는 아름다운 카페도 많이 있으니 따듯한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이도록 하자. 호수를 더욱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카페 앞에 조성된 삼정생태습지공원으로 내려가 주변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삼정동 한 카페에서 본 대청호 모습.
삼정동 한 카페에서 본 대청호 모습.
삼정생태습지공원에 억새가 흩날리고 있다.
삼정생태습지공원에 억새가 흩날리고 있다.

 

#. 삼정생태습지공원(이촌&강촌생태공원)
대청호 주변에 자리 잡은 두 곳의 작은 공원, 삼정생태습지공원이다. 최근엔 이름난 카페들과 식당, 주변의 경관이 어우러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차를 한 잔 마시기 위해, 또 누군가는 가벼운 산책을 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곳은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계절에 따라 제 자태를 뽐낸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긴다는 뜻이다. 이촌생태공원과 강촌생태공원을 잇는 산책길에선 대청호를 바로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마치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듯한 느낌도, 산속을 걷는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다.

 

◆ 2구간 찬샘마을길
#. 직동부터 근장골전망대까지
이현생태습지가 있는 배고개마을(이현동)을 떠나 찬샘마을이라 불리는 직동으로 향한다. 직동에서 다시 구불구불한 호반길을 따라 2㎞ 정도를 들어간 뒤 쉬어갈 겸 왼편 호숫가 쪽으로 800m 정도를 들어가면 부수동 ‘대청호 전망 좋은 곳’으로 불리는 장소가 나온다. 서해 갯바위를 연상시키는 호반이 매력적이다. 이처럼 이현마을에서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 찬샘마을로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마을 입구 도로를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넓게 자라나고 있는 벼와 그 사이사이 마을을 지키는 거대한 보호수들이 자리잡고 있다. 기분좋은 가을날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바라보면 어느덧 또 다시 한해의 끝이 다가온다는 게 실감난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찬샘정에 도착한다. 구불구불 숲 임도를 따라 가야 만날 수 있어 수고롭지만 찬샘정에서 내다보는 대청호는 일품이다.

 

찬샘마을 가는 길. 누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다.
찬샘마을 가는 길. 누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다.
찬샘마을 가는길 풍경.
찬샘마을 가는길 풍경.
노고산성의 일부.
노고산성의 일부.

 

뒤편의 노고산성과 성치산 봉우리에 있는 성치산성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대전시 기념물 29호인 성치산성은 삼국시대에 쌓은 성으로, 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교전을 벌였던 역사가 묻어있다. 찬샘정 앞에 위치한 등산로를 따라 노고산성(老姑山城)으로 올라갈 수 있다. 노고산성(대전시기념물 제19호)은 동구 직동 뒷산인 노고산(250m) 정상부에 있는 산성이다. 남북쪽으로 장축을 이룬 타원형의 퇴뫼식 산성으로 성 둘레는 300m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는 성벽 대부분이 허물어져 그 윤곽만 확인할 수 있다. 남쪽 성벽의 일부만 남아 있고 성벽 한 곳에서 폭 2.3m의 문 터가 확인됐다. 노고산의 이름은 산 정상부에 위치한 ‘할미바위’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올라가는 길은 순탄치 않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올라가도록 하자. 산에서 내려와 다시 길을 나와 임도를 따라 이동하다보면 대청호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찬샘정이 나타난다. 다시 길을 돌아 한 시간 정도를 걸어가면 2구간 마지막 지점인 냉천종점에 도달할 수 있다.

 

근장골 전망대에서 본 대청호
근장골 전망대에서 본 대청호

 

여기에서 투어를 그치기 아쉽다면 냉천골에서 15분 정도를 걸어가 근장골 전망대까지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짧게 부설돼 있는 임도를 따라 들어가면 근장골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근장골 전망대는 거대한 대청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몇 없는 관람 포인트다. 서남다도 같은 대청호를 기억속에 품어보도록 하자.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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