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사유담협동조합 이사

홍차는 스스로의 향기만으로도 그윽합니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과일과 향신료를 첨가하여 다양한 변주를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점차 다양해지는 홍차의 풍미는 홍차를 즐기는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홍차는 매우 예민하여 양 조절과 시간 조절에 실패하면 쓰고 떫어집니다. 때론 쓴 맛이 홍차의 맛이라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커피는 커피만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티는 티푸드와 함께 할 때가 많습니다.

홍차용 티 푸드는 식사와 식사 사이에 즐기는 음식으로 적당한 것을 선택하게 되는데 나라마다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보통 스콘, 샌드위치, 마들렌, 케이크, 쿠키, 푸딩, 카나페 등이 홍차와 함께 어우러집니다. 오늘은 티푸드의 유래와 발전과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시간에는 스콘입니다. 홍차와 가장 친한 스콘(scone)은 스코틀랜드 왕의 대관식에 사용되었다는 성스러운 돌의 명칭이었습니다. ‘스콘의 돌’은 구약 성경 속 야곱이 꿈에 천사와 씨름하여 축복을 받아낼 때 베고 잔 돌베개라고 합니다.

스코틀랜드의 왕은 시콘의 돌이 놓인 의자에서 대관식을 거행했습니다. 이것을 잉글랜드가 훔쳐갔고 둘은 앙숙이 되었다가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에 합병되었습니다.

영국의 정식 국명은 The United kingdom of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입니다. 그레이트 브리튼 섬과 북아일랜드로 이루어진 연합 왕국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강제 병합에 화가 난 스코틀랜드인들은 끊임없이 독립을 원했고 최근 투표를 통해 38%라는 적지않은 득표수를 기록합니다.

이러한 여론을 인식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약 700년 만에 스콘의 돌을 돌려주었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민들은 마치 나라를 찾은 듯 기뻐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과자 이름에 이 돌의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돌은 현재 에든버러 성에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유래는 네덜란드 어로 ‘아름다운 빵’이라는 스쿤브롯(schoonbrot)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설은 너무나 팽팽하여 어느 편을 들어 줄 수는 없습니다.

처음 만들어진 스콘은 딱딱하고 퍽퍽했는데 베이킹파우더를 버터와 우유에 첨가하면서 지금과 같이 통통하고 부푼 모양이 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열대지방에서 들어온 설탕의 영향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식감좋은 스콘이 탄생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하였다지만 영국의 애프터눈티에 합류하면서 스콘은 유명해졌습니다. 각종 견과류와 허브를 넣기도 하고, 마른 열대과일을 넣어 만들기도 하고, 최근에는 대파, 쪽파, 치즈까지 넣은 스콘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콘 한쪽을 먹기도 부담스러울만큼 스콘의 역사는 역대급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스콘에 베리잼과 클로티드크림을 듬뿍 얹어 다즐링 홍차와 먹는 경험은 황홀하기까지 하니 상식보다 복잡한 스콘의 역사를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다른 티푸드 샌드위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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