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에 고물가·고금리 겹악재 심화
레고랜드발 ‘돈맥경화’…소비침체도 가중
“납품단가연동제 등 제도지원 절실”

내수경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만큼 지역 경제도 경기부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감소와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24억 8000만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는 최대 수출 국가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입은 591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9.9% 늘었다. 이는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의 급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 3000만 달러)보다 42.1% 증가한 155억 3000만 달러로 수입액 증가를 이끌었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 내수를 둘러싼 환경이 내년에도 딱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문제다. 물가의 경우 올해 7월 6.3%를 찍은 뒤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태며 내년 1분기까지는 5%대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연속인상 등으로 인해 대출금리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0.75%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 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 더 벌어졌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7%(3일 기준)를 넘어섰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5.18~7.614%, 혼합형은 5.55~7.279%를 기록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달 한은의 빅스텝이 단행될 경우 연말 주담대 상단이 8%, 신용대출은 9%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레고랜드발 ‘돈맥경화’로 기업의 자금줄이 마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단기금융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카운터파트(거래상대방 위험) 리스크가 퍼지며 자금유입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대전의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불안정이 심화돼 국내 경기가 흔들리고 있다. 더욱이 기업 자금유동성도 경색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올 겨울 내수가 더 얼어붙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가부담과 인건비, 내수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지역 경제계도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대전의 한 기업단체 관계자는 “좀처럼 내수가 나아지질 않고 있으며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원가부담만 가중되는 상태다. 지역 기업의 경쟁력 하락과 수요감소도 심각해지고 있다. 납품단가연동제 등의 제도를 시행해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달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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