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사유담협동조합 이사

홍차의 단짝인 스콘을 넘어 오늘의 주인공은 샌드위치(sandwich)입니다. 이제는 동·서양 어디에서나 즐기는 간식이자 주식이 되었습니다.

샌드위치의 시작을 살펴보면 영국의 샌드위치라는 항구 도시에 해군 제독이었던 존 몬터규 일가로 들어서야 합니다. 몬터규 제독은 샌드위치 백작이라는 작위도 가지고 있었고 주요한 항구의 제독으로서 눈코 뜰새 없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취미생활이 있었으니 바로 카드게임이었습니다. 시간은 없고 놀이는 해야 해서 식사할 시간을 자주 잊었다고 하지요. 식사는 거르더라도 카드게임을 즐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관이 식사를 거르면 일에 지장이 있었겠지요. 그래서 제독은 직접 주방에 들어가 빵을 갈라 굽고 그 사이에 식사로 나올 고기와 샐러드를 넣어서 합체시킵니다. 간단했지만 한끼 식사로 손색 없었지요. 예법에는 맞지 않는다고 해도 말입니다. 친구들은 제독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며 그후 여러 사교게임장에서 식사대용으로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드디어 그 정체 모를 음식의 이름을 묻는 요구가 늘어났고 그냥 샌드위치 백작이 시작했으니 샌드위치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원래 카더라 통신이 허무하게 결말지어지지만 샌드위치는 세계화됩니다. 하지만 기록상으로는 로마인들이 이미 2000년 전에 먹었었다고 합니다.

샌드위치는 미국에서만 현재 한해 22억 개 이상이 소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부 개척시대 쉽게 상하는 고기를 대신해서 달걀을 으깨 넣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달걀 샌드위치의 시작이고, 미국 샌드위치의 시작입니다.

잘 차려진 애프터눈티의 1단에는 보통 샌드위치가 올라가게 되는데 잘 보면 오이 샌드위치가 많습니다. 오이라면 비누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이를 샌드위치에 왜 넣는지 이해가 안 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이샌드위치가 대형호텔의 티 세트에 오르는 이유는 애프터눈티가 만들어지던 17세기 영국의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겨울이 유독이 길어 지루한 영국에서 푸른채소는 고기보다 비싼 고가품이었습니다. 특히 사이즈가 있는 생 오이는(피클이 아닌 오이) 대항해시대 먼 따뜻한 나라에서 직배송한 상품이었을 겁니다. 부의 상징이 되는 것이죠. 초기 홍차문화는 왕실과 귀족의 전유물이었기에 지금에는 이해가 안 되겠지만 오이샌드위치는 부러움 속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남은 것입니다.

요즘은 오이샌드위치보다는 다양한 야채와 햄과 치즈가 올라간 샌드위치가 크로와상이나 바게트와 함께 어우러져서 서빙되고 있습니다. 오픈된 형태의 샌드위치도 있고 뚜껑이 덮여있는 것도 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티푸드 중에서 쿠키를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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