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평야 월동지로 선택했을 가능성 커
“국내에선 희귀종… 서식처 보호해야”

▲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검은어깨매가 3년 만에 세종 장남평야에서 발견됐다. 주기적으로 발견되는 만큼 이들이 장남평야를 월동지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환경단체는 서식처 보호를 위한 정책마련을 강조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장남평야지킴이는 지난 2013년 서울에서 최초 월동한 게 확인된 검은어깨매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은어깨매는 눈이 붉고 어깻죽지에 검은 깃이 선명해 검은죽지솔개로도 불린다. 중국 남부나 동남아시아, 중동에서 서식하고 넓게는 호주까지도 분포하는 아열대종이다. 전세계적으로는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의 기후 조건과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 국내에서의 발견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국내에선 굉장히 희귀한 새여서 2013년 이후 주기적으로 발견될 때마다 남하 도중 길을 잃어 국내에 잠시 상륙한 것으로 추측됐다. 검은어깨매가 겨울을 나기 위해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다 갑자기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남풍을 만나 동남아가 아닌 한국으로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9년 10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장남평야에서 지내다 떠난 기록이 있어 규칙적으로 장남평야와 인근 금강 등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이번에 발견할 당시 검은어깨매는 쥐를 사냥하고 있었는데 이곳에 먹이가 충분히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검은어깨매의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이 마련돼야 한다. 겨울철새 주요 월동지로 장남평야를 지정하고 관리할 것을 세종시와 환경부에 요청한다. 이를 통해 정밀모니터링과 세부 보호대책을 만들어 장남평야에서 무사히 월동하고 검은어깨매를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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