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고정금리 도입 잇따라
금융당국도 다양한 방안 고심
금리하락 전망도… “신중 선택”

가파른 금리상승기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는 고정금리 상품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물론 금융당국도 고정금리 대출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기 때문인데 올 하반기 이후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도 나옴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전세대출에 신잔액 코픽스 6개월 기준금리 사용 제한을 해제하고 2년 고정금리를 도입할 예정이다. 시행일 이후 신규, 기간 연장, 재약정 승인 신청 시부터 적용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금리 상승기 차주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신잔액 코픽스(6개월)를 재개하고 고정금리(2년)를 전세자금에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은 전체 잔액의 93.5%(2021년 말 기준)가 변동금리인 만큼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즉 고정금리 상품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확대를 막을 수 있다.

아울러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지표로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할 경우 금리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는 크게 신잔액 코픽스와 신규 코픽스로 나뉘는데 신규 코픽스는 신잔액 코픽스에 비해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1.08%던 신잔액 코픽스는 11월 2.65%로 1.5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신규 코픽스는 같은 기간 2.69%포인트(1.65%→4.34%) 뛰었다.

이미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포함해 다른 시중은행들도 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전세대출자를 위한 고정금리 전세대출 확대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이다.

우선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10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보증서를 담보로 하는 전세대출의 경우 주금공 보증 비율을 높이면 은행에서 부담할 위험이 줄고 이로 인해 대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다만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리가 곧 고점을 찍고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인데 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이 걱정된다면 고정금리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을 감내할 수 있다면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옳다는 거다.

은행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던 기준금리는 2011년 6월 3.25%까지 올랐다. 2011년 5% 수준이던 고정금리 대출 비율은 2015년 34%까지 늘었는데 2016년 기준금리가 1.25%까지 떨어지면서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변동금리 대출자에 비해 비싼 이자를 물어야 했다”며 “더욱이 전세대출의 경우 만기가 짧아 고정금리나 변동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차이가 크지 않다. 이미 금리 고점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