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완화, 경기 침체 우려 등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커
기준금리 동결, 채권금리 안정세 등 시장금리 정점 다가와

금리인상 종료 시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7연속 인상으로 14년 만에 최고 수준에 오른 기준금리가 올해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3.25%)보다 0.25%포인트 올린 3.5%로 결정했다. 지난해 4월부터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연속해 오른 기준금리는 2008년 11월(4.0%)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 대신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갈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는 점이다.

한은은 최종 기준금리에 대해 연 3.5% 또는 3.75%를 제시했다. 이날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3명은 3.5% 유지 의견을, 3명은 3.75% 제시했다. 금리를 동결하거나 올리더라도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인데 이 총재는 “향후 금리 동결은 아니며 최종금리가 3.75%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달 1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출 가능성도 나온다. 미국의 12월 물가 상승률이 6.5%로 최근 14개월 사이 최저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를 신경쓸 수밖에 없는 우리 입장에선 긍정적인 신호다. 여기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는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결정하는 데 걸림돌이다.

기준금리가 3.5%로 유지된다면 가파르게 치솟던 시장금리도 정점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추가적인 시장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대출금리의 경우 기준금리보다는 시장금리에 영향이 큰데 채권금리가 11월 고점을 찍은 뒤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대출금리의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예금금리 인하가 이뤄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만큼 대출금리 정점은 곧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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