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안정, 금융당국 압박 영향
대출금리 추세 전망은 엇갈려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당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음에도 은행권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 등에 따른 결과다. 다만 올해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적은 만큼 최근의 대출금리 하락세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같은 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78~7.41%로 이달 초 5.08~8.11%와 비교해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데에는 시장금리가 최근 오른 기준금리를 선반영했고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살펴봐 달라’는 당국의 대출금리 조정 주문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향후 주담대 금리에 대해선 예측이 엇갈린다. 우선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이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되는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내림세를 띠는 점, 시장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판단, 안정세를 보이는 채권시장 등이 근거다. 실제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도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에 전월 대비 하락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해 12월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4.2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각각 0.33%포인트, 0.27%포인트 오른 3.52%, 2.92%를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코픽스 하락은 지난달 정기예금과 금융채 금리 등이 내린 영향”이라며 “잔액 및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앞선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대출금리 하락세 지속이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금리에 따른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향후 대손비용 등 건전성 관리 비용이 늘고 이는 가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의 주문 등으로 당장은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했지만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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