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최고 금리 6%대까지 하락
리스크 관리 위한 불가피한 선택

▲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은행권 대출금리가 내림세를 보인다. 시장금리 안정,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조절 주문 등에 따른 결과이나 역주행에는 분명 리스크가 존재한다. 기업 입장에서 밑지는 장사를 할 수 없는 만큼 은행권에선 대출 문턱을 높이고 결국 중저신용자들이 2금융권 혹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추가 인하해 금리 상단을 6%대로 낮춘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렸음에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8%에서 6%로 내려가는 거다. 채권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회복한 데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대출금리 책정을 살피겠다고 나서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 조절에 나선 결과다.

문제는 대출금리를 낮춘 대신 문턱을 높였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만큼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보다 깐깐하게 할 수밖에 없다”며 “심사가 엄격해질수록 차주들의 연쇄적인 하향 이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중은행을 비롯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 문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저신용자 신용대출은 지난해 1~10월 신규 취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2금융권인 보험사들은 보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일반 신용대출 대비 금리가 낮아 저신용자들이 찾는 불황형 대출인 약관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다. 또 서민 급전 창구로 불리던 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마찬가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5456억 원 감소한 34조 2866억 원이다. 아울러 저축은행은 대출금리를 반영할 수 없는 만큼 조달금리가 오름에 따라 아예 대출을 멈췄다. 79곳 저축은행 중 지난해 말 기준 3억 원 이상 가계 신용대출을 내준 곳은 31곳에 불과했다.

향후 대출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선 대출 태도 강화가 당연하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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