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금리 조절 주문에 은행권 예금·대출 금리 빠른 하락18%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 절반 넘는 저축은행은 증가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의 금리 조절 주문과 은행채 금리 하락 등으로 은행권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반면 기준금리 상승에 조달금리가 오른 저축은행에선 법정 최고금리(20%)에 가까운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중 정기예금 5%대 비중은 지난해 12월 17.0%로 전월(27.9%)보다 10%포인트가량 줄었다. 지난해 11월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수신금리를 빠르게 올리자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주문한 결과다.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대까지 낮아졌다.

대출금리로 내림세다. 지난해 12월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중 가계대출 5%대 비중은 30.1%로 전월(37.1%) 대비 7%포인트 줄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뛰어넘었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모습인데 8일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형 4.86~6.89%, 고정형 4.08~6.18% 수준이다.

은행권 금리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저축은행들은 법정최고금리에 가까운 대출 취급을 늘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된 대출 가운데 금리가 18% 이상인 비중이 절반을 넘는 저축은행은 11곳으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 4곳에 불과하던 고금리 대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저축은행 수는 지난해 6월 5곳, 11월 7곳 등 늘어나고 있다.

금리 18%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나는 건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달 비용 상승에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많이 올라 조달금리가 상승했고 업계에선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 규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신용자 대출 절벽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햇살론 금리 상단을 10.5%에서 11.5%로 1%포인트 인상했지만 중금리대출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높아진 상황이기에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기준금리가 지금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결국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