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3개월 만에 4%까지 하락
시차 존재, 즉각 반영 어려워

가파른 기준금리 오름세 속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금리는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AA+등급·3년 만기 기준)는 4.09%를 기록했다. 레고랜드 사태 당시인 지난해 11월 6%대까지 치솟았던 걸 감안하면 석 달 새 2%포인트 내렸다. 최근 금융당국 주도로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하고 자금조달 시장 내 연초 효과로 채권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전채 금리는 안정기에 들어섰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법정최고금리 수준까지 오른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대출금리는 여전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5.06%다. 우리카드가 16.36%로 가장 높고 신한(15.03%), 삼성(15.66%), 롯데(15.02%) 순이다. 이어 KB국민(14.55%), 현대(18.02%), 하나(14.10%)는 14%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8.02%로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한다. 우리카드의 평균 금리가 연 19.43%로 가장 높고 KB국민카드가 18.46%로 뒤를 이었다. 삼성·하나카드(17.96%), 롯데카드(17.80%), 신한카드(17.70%) 등 17%대 금리를, 현대카드는 16.88%를 기록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예금)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가 함께 뛰었다면 여전채 상황이 개선되는 현 상황에서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도 내림세를 보여야 하는 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보니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채권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지난해 초(2%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배가량 오른 상태”라며 “카드사는 수신없이 채권, 기업 어음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최소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하기에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내린 여전채 금리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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