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금리 인상 시사
기준금리 동결했던 한은 깊은 고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달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또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한국은행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8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31.44포인트(1.28%) 내린 2431.91로 장을 마쳤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2.0원 오른 1321.4원으로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영향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약 전체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아질수록 해외 달러 자금의 미국행이 빨라진다. 결국 미국 이외 국가의 통화가치와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가 계속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진다. 지난달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과 부진한 경기 등을 고려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이지만 이달 미국이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미간 금리차가 사상 최대 수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한미간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던 한은이나 원달러 환율이 벌어질수록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 또한 높아지기에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실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지난달 23일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3거래일 연속 9139억 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내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이 총재는 4월 기준금리와 관련해 “물가를 우선적으로 보지만 부수적으로 금융안정과 환율 등도 고려하는데 4월 회의까지 꽤 시간이 있기에 여러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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