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0.06%p 상승한 0.31%
가계신용대출 연체율 0.55%, 6년여 만에 최고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으로 하향세를 보이던 대출 연체율이 최근 경기 둔화, 고금리·고물가 등이 겹치면서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1%로 1개월 전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08%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은행 연체율이 0.3%대에 진입한 것은 2021년 5월(0.32%)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올 1월 신규 연체율은 0.09%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연체율은 지난해 1월 0.04%, 8월 0.05%, 10월 0.06%, 12월 0.07% 등 오름세를 보인다.

1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34%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로 0.0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09%)은 전월(0.05%)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39%)은 전월(0.32%)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1월말 국내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전월(0.46%) 대비 0.09%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22%포인트 오른 0.55%를 기록했다.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두 달 새 0.26%포인트 뛰어오른 수준으로 2016년 9월 말(0.46%)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와 코픽스 등의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는 물론 기업까지 전반적으로 신규 연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은행권은 매 분기 말에 채무 조정, 채권 상각 등을 통해 연채 채권을 정리해 연체율을 낮추는데 연체 채권 정리 속도보다 신규 연체 발생이 뚜렷해지면서 연체율이 추가로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주는 수치긴 하지만 은행 자산 건전성에 우려를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며 “연체율은 통상 분기 말 연체 채권 관리 강화로 하락했다가 분기 중 상승하는 경향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