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헌 옷 등 내다팔기도… “싼 게 비지떡 옛말”

#. 대전시민 강 모(26) 씨는 최근 헌 옷 6벌과 공기계 휴대폰, 헤드폰 등을 중고거래를 통해 처분한 뒤 얻은 금액을 생활비에 보태기로 했다. 치솟는 물가에 지갑 사정이 급격히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옷만 팔아서 10만 원 넘게 벌었다”며 “집에 묵혀두고 있는 것보다는 중고 거래를 통해 판매하는 게 여러 모로 이득”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 중고 거래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5년 전 외환위기로 인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던 ‘아나바다’운동과 유사한 움직임이 최근 들어 중고시장에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로 전년 동월 대비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비중이 높은 품목 위주의 생활물가지수 또한 5.5%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공공요금 인상, 고금리 등 다양한 요인들 때문에 보릿고개를 넘기는 일부 시민들은 중고 거래에 관심을 높이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중고 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의 카페 회원 수는 19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수는 지난해 2월 기준 약 3300만 명이다. 아울러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에서 2021년 들어서 24조 원으로 나타나 6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 거래의 경우 판매자는 사용빈도가 줄어든, 혹은 처리가 곤란한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남길 수 있다. 또 소비자는 ‘헌 물건’이라는 인식을 제하면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닌다. 결국 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상호 이득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의 중고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대전시민 A(43) 씨의 경우 홈트레이닝을 위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원가 15만 원에 달하는 철봉을 중고로 5만 원에, 덤벨은 단돈 5000원에 구매했다. 그는 “중고라 하면 손때가 타서 꺼림직하긴 해도 제품에 문제만 없으면 할인율이 반은 넘으니 요즘에는 중고 거래를 애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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