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고금리 꺾이면서 금 가격 고공행진
실물 금은 물론 금 투자 상품도 인기

▲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실물 금을 사들이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약 24억 9760만 원에 달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모습. 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 금융불안 위기 등으로 ‘금(金)’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간 발목을 잡던 강달러, 고금리도 한풀 꺾이면서 실물 금은 물론 금 투자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온스당 202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에는 온스당 2038.2달러까지 올랐는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한 2022년 3월 8일(온스당 2043.3달러) 이후 최고치다.

국내 금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서 금 1g은 지난 7일 전 거래일보다 1.21%(1030원) 오른 8만 6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KRX 금 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2014년 3월 24일 이후 최고가다. 올 초 7만 5000∼7만 7000원 사이던 금 가격은 3월부터 상승을 시작해 최근 8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금 가격 고공행진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약 24억 9760만 원에 달한다. 4개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올 1월 19억 8220만 원, 2월 32억 9871만 원, 3월 39억 5594만 원 등 꾸준히 늘고 있다.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인기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센골드와 제휴한 금 투자 서비스의 누적 거래금액이 35억 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금 거래 건수는 약 2400건으로 평소보다 배로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 통장 계좌의 잔액도 2월 말 5168억 원, 3월 말 5186억 원, 4월 5298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 가격 급등은 SVB발 신용 위험과 러시아와의 대립, 중국과의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금 시세가 급격히 올라 부담스러운 수준인 만큼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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