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의 숙원 사업 중의 하나인 서산공항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타 대상인 500억 원을 조금 넘는 건설비로 어느 사업보다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산공항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서산공항은 서산시 해미면과 고북면 일원의 공군비행장 활주로를 활용해 민항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532억 원으로 기존 군 비행장 활주로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타 공항 건설에 비해 국가재정에 미치는 부담이 훨씬 적다. 반면 지역의 관광과 생산 유발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서산공항 건설사업은 2021년 제6차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고시돼 기재부 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됐고 윤석열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에 포함되는 등 사업 추진 기대가 높았다. 더구나 서산공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계획 수립비 14억 3000만 원이 올해 예산에 확보돼 이미 추진이 가시화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 예타에서 탈락함에 따라 일단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예타 마지막 관문인 기재부 사업평가에서 민간위원들이 적자 운영을 우려하며 지방 공항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종합평가 0.5 미만으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사업비를 500억 원 이하로 조정해 예타를 피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당초 목표대로 2028년 서산공항의 문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으로는 예타 기준 사업비를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하는 법안 통과도 기대하는 눈치다. 국토부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항공 네트워크 확대와 지역공약 이행을 위해 서산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며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항 건설에는 대개 수조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다른 지역의 공항건설사업은 줄줄이 특별법 제정 등의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13조 76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감에도 특별법으로 예타에서 면제돼 추진되고 있다. 대구·경북 신공항(12조8000억 원)과 광주 군 공항 이전(6조 7000억 원) 사업과 관련된 특별법도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런데 고작 사업비 500억 원이 조금 넘는 서산공항 건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사업의 성격이 다른 문제라고 할지라도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이제 서산공항 건설 문제는 지역 정치권의 능력을 시험하는 하나의 잣대로 봐야 할 듯하다. 예타 탈락을 계기로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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