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정성으로 태산같은 감동
자원봉사동아리 D·V·C 학생 9명
4주동안 나눔천사 12명 모집 성공
직접 발로 뛰며 나눔의 가치 공유

▲ 24일 대전동산고 자원봉사동아리 학생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힘찬 파이팅을 외치며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 24일 대전동산고 자원봉사동아리 학생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힘찬 파이팅을 외치며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아름답다고 한다. 그렇다고 온정을 가슴에만 담고 있어서도 안 된다. 여기 온정을 나누고자 의미 있는 나눔에 나선 9명의 특별한 젊음이 있다. 대전동산고등학교(교장 권희동) 자원봉사동아리 D·V·C 김유찬·류찬성·박병주·박위찬·박찬우·우예준·임재우·표영복·한지민 군이 주인공이다.

이웃의 소중함과 더불어 살아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일체감은 우리가 그동안 잊었던 소중한 가치다. 그런 탓에 호주머니 사정 넉넉할 리 없는 19세 고교생들이 모은 작은 성의는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布施)보다 값어치 있다. 박병주 군은 “장애를 앓는 엄마, 낭종과 천식으로 건강이 약한 은우(가명) 사연에 동아리를 결성했다”며 “이들이 안전한 집에서 생활할 수 있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뜻있는 친구들과 4주간의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온정 나누기에 주저하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학생들은 ‘티끌 모아 동산’을 슬로건으로 4주의 시간 동안 12명의 나눔천사 모집에 성공했다. 시간 부족의 아쉬움은 있지만 나름 괜찮은 성적표란다. 박찬우 군은 “처음 20명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기말고사와 겹쳐 12명밖에 모집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직접 누군가를 위해 발로 뛰며 후원을 권유하고 나눔의 가치를 공유한 것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나눔은 절망의 벼랑에 선 어려운 이웃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희망의 몸짓이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고, 이들의 온기와 향기는 삭막한 세상을 적시기에 그걸로 이미 충분하다. 한지민 군은 “사람의 가치는 받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주는 것에 있다는 말에 봉사의 중요성이 모두 내포돼 있다”며 “후원금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의구심을 갖는 친구들이 아직 많은데 우리의 캠페인이 봉사가 가치적으로는 좋지만 이득은 없다는 세간의 편견을 깨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주변에 힘겨운 처지에 놓인 이웃에 대한 배려는 미덕이라기보다 의무다. 그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대책은 시혜(施惠)가 아니라 공동체의 존재 이유가 돼야만 한다. 캠페인을 통해 일상에 지친 하루일지라도 이웃을 향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고교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큰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예준 군은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은우 이야기를 접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도와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아마 그런 속내가 숨어 있었기 때문일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척박한 토양에서 우리 사회가 그나마 이 정도의 공동체 의식을 갖추고 온기를 유지하는 건 수많은 숨은 선행 덕분이다. 왼손 모르게 그늘진 이웃을 위해 베풀고 봉사하는 고귀한 손길이야말로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은 건전하고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24일 대전동산고 자원봉사동아리 학생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 24일 대전동산고 자원봉사동아리 학생들이 나눔실천리더 캠페인을 마치고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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