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 못 찾아...” 길에 버려
담배꽁초 필터 플라스틱서 유해물질
대책인 ‘담배꽁초수거보상제’도 전국 4곳뿐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알려 담배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담배 없는 환경을 촉진시키고자 매년 5월 31일 세계금연의날로 정해졌지만 담배 없는 환경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멀다. 길 위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비흡연자는 물론 환경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흡연부스를 이용하지 않은 일부 흡연자들이 도로 위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있는 가운데 담배꽁초 처리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유해물질 등이 배출되고 있다. 대책으로 담배꽁초수거보상제가 등장했지만 이마저도 전국 4곳에서만 시행하고 있어 사실상 버려진 담배꽁초에 대한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세계금연의날을 하루 앞둔 30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율은 2019년 21.5%, 2020년 20.6%, 2021년 19.3%다. 흡연자 비율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흡연에 따른 피해와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은 여전하다. 정부는 2015년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모든 음식점과 카페 등을 법정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자연스럽게 흡연부스 역시 등장했다. 그러나 일부 흡연자는 흡연부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발견하기 쉽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한다.

대전시민 A(31·여) 씨는 “일부러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피워 최대한 담배연기로 인한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 하는데 점점 금연구역이 늘어나고 있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이 없다. 흡연부스가 있으면 편안하게 담배를 피우고 이곳에 담배꽁초를 버리겠지만 발견하기 쉽지 않아 결국 길거리에서 흡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끽연가 입장에서는 나름의 이유이긴 하지만 문제는 길거리 흡연은 담배꽁초 투기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환경오염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담배 연기뿐만 아니라 담배꽁초를 통해서도 타르 등 유해 물질이 배출되는 까닭이다. 이로 인해 담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의 종류와 양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계류 중이다.

나름의 대안으로 ‘담배꽁초수거보상제’가 도입됐지만 이마저도 서울 2곳, 경기·부산 각 1곳 등의 4개 자치구에서만 시행 중이서 실효성은 떨어진다. 담배꽁초를 수거해도 마땅히 재활용할 방법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일각에선 담배꽁초 수거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담배 연기를 타고 유해 물질이 대기 중에 확산하기도 하고 버려진 당배꽁초 대부분이 빗물에 쓸려 하수구 등으로 유입돼 수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담배꽁초 필터는 미세플라스틱이라서 수질 오염도 촉발한다. 환경단체 차원에서 플로깅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부나 담배 공급자 차원에서도 수거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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