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무 샌들 끼임 사고 위험
역주행 사고로 안전점검 목소리 커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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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와 관련한 안전사고에 경종을 울리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에스컬레이터 이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기계적 결함에 따른 사고는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사용자 부주의 역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서다.

11일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 따르면 국내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2020년 15건, 2021년 14건, 지난해 21건 등 증가세다.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기기적 결함 이외에도 끼임, 넘어짐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데 특히 여름철이 되면 사고 우려는 커진다. 여름철 고무 재질의 슬리퍼와 샌들 등을 신는 이들의 증가 때문이다. 고무 재질은 마찰력이 커 에스컬레이터 틈새에 끼일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고왕렬 우송정보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에스컬레이터의 디딤판과 이물질 유입 방지 장치인 콤이 맞물리는 틈에 고무 재질의 신발이 끼이면서 사고가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에스컬레이터 모터의 끌어당기는 힘이 쎄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지난 8일 오전 8시 20분경 경기 성남의 도시철도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출근 중이던 승객 14명이 부상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에스컬레이터는 지상으로 이동하던 중 갑작스레 일시 정지한 후 뒤로 밀려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 중이다.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대전에서도 있었다. 2018년 대전역 내에서 1층에서 2층으로 향하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아래로 내려가 승객 20명이 넘어졌고 이 중 8명이 다쳤다. 에스컬레이터에 역주행 방지 장치가 있었지만 뒤늦게 작동됐다. 대전시민 A(55·여) 씨는 “잊을만하면 역주행 사고가 발생하는 것 같다. 사고영상을 보니 에스컬레이터가 갑작스럽게 뒤로 움직였다. 손잡이를 잡아도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안전점검을 수시로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승강기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는 승강기 소유자는 정기검진과 자체점검을 해야 하고 2014년 역주행 방지 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역주행 방지 장치의 경우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2014년 이전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사고 발생이 여전하다. 전문가는 주기적인 안전점검과 함께 이용자의 에스컬레이터 탑승 안전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고 교수는 “안전관리자는 평소 주기에 따라 부품을 교환해주고 정기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이용객은 한쪽으로만 서 있을 시 하중이 치우쳐 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균등하게 이용하고 항상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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