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 전용 84㎡ 1만 2087명 러시
“정부 청약 규제완화 정책 효과 나타나 ”

대전과 세종을 중심으로 다시 아파트 ‘줍줍’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인기를 끌면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거주 지역과 보유 주택 수와 관계 없이 무순위 청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규제 완화에 따른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 원신흥동에 공급되는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는 전날 진행된 무순위 청약 2가구에 1만 3789명이 몰렸다. 국내에 거주하는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일반공급(전용 84㎡B)에는 1만 2087명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84㎡A)에는 1702명이 지원했다.

이처럼 많은 청약통장이 몰린 배경으로는 정부가 무순위 청약을 거주지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개정시킨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시세 대비 분양가가 2억 원 가까이 저렴한 부분이 힘을 보탰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2020년 10월 일반분양 당시와 같은 4억 3233만~4억 3893만 원으로, 인근 ‘도안7단지 예미지백조의호수’ 84㎡가 4월 6억 2000만~6억 95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세종에서도 아파트 ‘줍줍’은 여전히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월 진행됐던 세종 어진동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1-5생활권HO1블록)’ 무순위 청약에서 1가구 모집에 1만 200명이 몰린 바 있으며 지난 3월 호반건설이 청주 동남지구에 분양한 ‘호반써밋 브룩사이드’는 1가구 모집 무순위 청약에 1856명이 신청했다. 이는 2019년 이후 청주에서 최고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다.

이처럼 충청권 아파트에 무순위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청약 규제를 완화한 경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거주지역과 보유 주택수에 관계 없이 국내에 거주하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여파로 얼어붙어 있던 청약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전매제한 완화 등 정부의 주택시장 경착륙 막기 카드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무순위 청약은 최초 분양 당시 가격으로 공급돼 시세 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대전 둔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종은 공공택지이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가격적인 이점이 있고, 청주는 도심에 분양하는 데다 미분양도 많지 않고, 한동안 조정을 받은 지역이어서 갈아타기 수요가 있다”며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는 주변시세보다 약 2억 원에 새 아파트라는 미래가치를 고려하면 2억 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에서 청약통장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