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 역사 등에 설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 많아
전문가 “1회 체험만으로도 교육효과 크다”

▲ 14일 대전의 한 도시철도 역사에 심폐소생술(CPR) 체험 기계가 설치돼 있지만 오가는 이들만 있을 뿐 이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심폐소생술(CPR) 체험기계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본 적은 있는데 혼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워 보여서….”

CPR 체험 기계가 무관심 속에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CPR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 중 하나로 이를 배울 수 있는 기계가 전국적으로 보급 중이지만 공공기관 등에 설치된 걸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인 탓이다. 전문가는 CPR의 경우 체험을 통한 교육 효과가 큰 만큼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4일 오전 10시경 대전의 한 도시철도 역사. 역사 내 개찰구 인근에는 눈에 띄는 빨간색의 CPR 체험 기계가 있었다. CPR 체험 기계는 CPR 연습용 마네킹과 설명이 적힌 배너로 구성됐다. 배너에는 그림과 문구 형태로 CPR 순서가 적혔고 마네킹 압박 위치와 횟수 등이 친절하게 쓰여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어 보였다. 이러한 CPR 체험 기계는 대전 5개 소방서별로 장비를 보급받아 현장에 비치하거나 교육용 기계로 사용하고 있다.

대전의 한 소방 관계자는 “보통은 역사 등에 설명 배너를 두고 체험해보도록 하거나 행사를 통해 현장에서 CPR 방법을 알리고 있다. CPR 체험 기계를 꼭 비치해둬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별로 장비를 사용하는 방식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의 한 도시철도 역사에 설치된 심폐소생술(CPR) 체험 기계.
대전의 한 도시철도 역사에 설치된 심폐소생술(CPR) 체험 기계.

이태원 참사 이후로 많은 이들이 CPR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정작 설치된 CPR 체험 기계를 사용하는 이들은 찾기 어려웠다. 사용하기에 어려워 보이고 설치된 장소를 찾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그 이유다.

대전시민 A(29·여) 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에 심폐소생술 교육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다. 교육을 해주는 기관이 있는 것을 알게 됐는데 주변에 설치된 기계를 이용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생활 중 직접 체험할 일이 드물고 사용방법이 적혀있다고 해도 혼자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A 씨의 말처럼 이날 많은 이들이 CPR 체험 기계 주변을 오갔지만 관심을 갖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전문가는 CPR의 효과를 강조하며 지속해서 체험 기계를 사용해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왕렬 우송정보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CPR은 위급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응급처치다. 단 한 번의 체험만으로도 교육적 효과가 아주 크다. 활용해보면 실제 위급 상황에서 휠씬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라며 “직접 체험해보는 것과 글로만 방법을 익히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많은 이들에게 CPR 체험 기계의 위치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광고 등을 통해 끊임없이 안내하며 유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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